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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홍콩시위 진압에 교도소 폭동대응팀 투입, 경찰 수장에 강경파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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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격화 홍콩 가보니]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 휴교령… 시위대, 지하터널에 화염병 던져

조선일보

홍콩=박수찬 특파원


홍콩 정부가 경찰 수장에 강경파를 임명하고, 부족한 진압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교도소 폭동 대응팀'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 태세를 높이고 있다.

홍콩의 경찰 수장 격인 홍콩 경무청장에 강경파로 평가되는 크리스 탕 경무청 차장의 임명을 중국 국무원이 승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친중 진영에서는 탕 차장을 "범죄와 폭력 조직에 무관용을 보여온 인물"로 평가하고 있으며, 오는 19일 정식 임명된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언론들은 이날 거듭된 시위로 인한 진압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교도소 폭동대응팀으로 구성된 특별팀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 관저 등 주요 시설물 경비를 맡을 전망이다.

전날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인해 '전쟁터'로 변했던 대학가 주변은 이날 온종일 경찰과 시위대가 공방을 주고받았다. 시위대는 대학 주변 육교에 진지(陣地)를 만들고 화염병과 식량·물을 쌓았다. 홍콩중문대에서는 경기용 활과 화살을 든 시위대도 등장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경찰이 13일 오전 홍콩중문대 캠퍼스 안에 있던 중국 본토 출신 학생 80여명에 대해 배를 동원해 탈출 작전을 폈다.

존 리 홍콩 보안국장은 이날 "홍콩 어디에도 법외 지역은 없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11일과 12일 경찰이 대학 캠퍼스 안으로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고, 대학 안에 들어가 시위대를 체포한 것이 정당하다는 취지다. 중국 정부 홍콩 연락판공실은 12일 밤 성명을 내고 "홍콩의 폭력이 테러리즘의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가고 있다"며 경찰에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 밤 시위대는 주룽반도와 홍콩섬을 연결하는 지하 터널 3개 중 하나인 '크로스하버 터널' 톨게이트에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질렀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가 주유소에도 방화를 시도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홍콩 교육국은 이날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에 14일 휴교하라고 지시했고, 홍콩중문대, 홍콩침례대는 이날 이번 학기(12월까지) 남은 기간 휴강하기로 했다.

이날 홍콩 내 은행 점포(1300곳) 가운데 20%에 가까운 250곳이 문을 닫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SCMP는 "태풍으로 인한 영업 중단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은행이 문을 닫았다"며 "아시아 금융 허브였던 홍콩의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고 했다. 시위대는 이날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센트럴 지역의 중국 교통은행 사무실 유리를 부수기도 했다.

[홍콩=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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