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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홍콩 지하철 마비… 택시 요금 10배 줘도 못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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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격화 홍콩 가보니] 지하철역 곳곳 폐쇄, 운행 중단

홍콩 시위 취재를 위해 12일 오후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한 기자는 평소 지하철로 20분이면 되는 숙소까지 가는 데 1시간이 걸렸다.

시위로 지하철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홍콩역에 내려 지하철로 갈아타려고 했지만 건물로 연결된 지하철 센트럴역으로 가는 길은 경찰이 주황색 테이프로 통로를 막았다. 주변에 시위가 있어 역사로 갈 수 없다고 했다. 기자가 예약한 호텔이 있는 코스웨이베이역은 낮부터 시작된 시위로 폐쇄된 상태였고 택시도 잡을 수 없었다. 결국 버스와 도보로 가야 했다.

13일 기자가 코스웨이베이역에서 탄 열차도 5분 넘게 출발하지 못했다. 지하철 문과 바깥쪽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한 승객은 "누가 문을 일부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시위대가 고의로 지하철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홍콩 정부 청사가 있는 지하철 애드미럴티역 개찰구 앞에서는 홍콩 관광을 왔다는 미국인 부부와 지하철 직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부부는 "침사추이(대표적 관광지)역도 안 가느냐"고 항의했고, 직원은 "그 노선 전체가 다 중단됐다"고 했다.

홍콩 시위로 평일 하루 590만명 가까이 이용하는 홍콩 지하철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 시위대가 지하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운영을 방해하고, 홍콩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시위가 잦은 노선을 폐쇄했다. 13일 오후 홍콩 남북을 관통하는 췐완선 등 2개 노선이 전면 폐쇄되고 4개 노선은 부분 폐쇄됐다. 2018년 홍콩 지하철의 정시 운행률은 99.9%였다. 홍콩 언론은 "택시들이 정가의 10배에 가까운 200홍콩달러(약 3만원)를 기본요금으로 요구하지만 그마저도 잡기 어렵다"고 했다.





[홍콩=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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