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격화 홍콩 가보니] 지하철역 곳곳 폐쇄, 운행 중단
시위로 지하철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홍콩역에 내려 지하철로 갈아타려고 했지만 건물로 연결된 지하철 센트럴역으로 가는 길은 경찰이 주황색 테이프로 통로를 막았다. 주변에 시위가 있어 역사로 갈 수 없다고 했다. 기자가 예약한 호텔이 있는 코스웨이베이역은 낮부터 시작된 시위로 폐쇄된 상태였고 택시도 잡을 수 없었다. 결국 버스와 도보로 가야 했다.
13일 기자가 코스웨이베이역에서 탄 열차도 5분 넘게 출발하지 못했다. 지하철 문과 바깥쪽 스크린도어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한 승객은 "누가 문을 일부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시위대가 고의로 지하철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홍콩 정부 청사가 있는 지하철 애드미럴티역 개찰구 앞에서는 홍콩 관광을 왔다는 미국인 부부와 지하철 직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부부는 "침사추이(대표적 관광지)역도 안 가느냐"고 항의했고, 직원은 "그 노선 전체가 다 중단됐다"고 했다.
홍콩 시위로 평일 하루 590만명 가까이 이용하는 홍콩 지하철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 시위대가 지하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운영을 방해하고, 홍콩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시위가 잦은 노선을 폐쇄했다. 13일 오후 홍콩 남북을 관통하는 췐완선 등 2개 노선이 전면 폐쇄되고 4개 노선은 부분 폐쇄됐다. 2018년 홍콩 지하철의 정시 운행률은 99.9%였다. 홍콩 언론은 "택시들이 정가의 10배에 가까운 200홍콩달러(약 3만원)를 기본요금으로 요구하지만 그마저도 잡기 어렵다"고 했다.
[홍콩=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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