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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로봇이 온다

아디다스 로봇공장 실험은 왜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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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독 `스피드팩토리' 3년만에 폐쇄키로

생산 신발 모델에 제약 많았던 게 원인인 듯

아시아 공장에 시설 이전...시너지 효과 노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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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아디다스가 야심차게 시작한 로봇 신발공장 `스피드팩토리'를 3년만에 접는다.

스피드팩토리는 로봇을 이용해 신발 생산 공정을 자동화한 공장으로 2016년 독일 안스바흐에서 처음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2017년 미국 애틀랜타에 두번째 공장이 세워진 바 있다.

아디다스는 당시 자동화된 생산 라인을 통해 생산시간 단축과 함께 소비자 맞춤형 현지 소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내세웠다. 이는 공장 해외진출로 인한 일자리와 경제 타격을 우려해 온 선진국 정부 당국에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특히 아시아를 생산기지로 한 대표적인 저임금 노동집약 산업이 기존 사업 모델로부터의 탈피를 시작하려 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아디다스의 현지 로봇공장 실험은 3년만에 일단 실패로 끝난 셈이다.

아디다스는 11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독일과 미국의 스피드팩토리를 내년 4월까지 폐쇄하고, 이 기술을 아시아공장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베트남의 공장 2곳이 스피드 팩토리 이전 대상으로 알려졌다. 아디다스 대변인은 온라인 미디어 <쿼츠>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디다스는 제품의 90% 이상을 아시아에서 만들고 있다"며 "생산 노하우와 공급망이 있는 아시아에서 스피드팩토리 생산을 집중하는 것이 회사에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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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는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를 더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아마도 로봇공장이 만들 수 있는 신발 종류의 수가 제한돼 있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었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추정했다. 애초 아디다스의 안스바흐 공장은 니트 소재의 갑피와 신축성 있는 중창을 갖춘 운동화를 자동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는 아디다스의 대표적 인기제품인 슈퍼스타, 스탠스미스 같은 고무창 가죽신발을 만들 수는 없다는 걸 뜻한다. 새로운 자동화기계를 만들고 설치하면 가능하기는 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자동화 시스템이 기대치에 비해 활용 폭이 적었던 셈이다.

아디다스로선 비용과 효율에서 좀더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디다스 이사회의 일원인 마틴 샨클란드는 성명에서 "이미 생산시설 기반이 잘 구축돼 있는 아시아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면 생산 시설을 더 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디자인의 유연성이 좋아져 소비자들은 스피드 팩토리에서 만든 더욱 다양한 스타일의 신발을 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디다스의 로봇공장 사례는 다양한 소재를 대상으로 수작업을 하는 공정을 자동화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걸 시사한다. 현실의 벽에 부닥쳐 내린 아디다스의 이번 결정이 아시아공장의 기존 시스템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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