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마치 갤러리 온듯…럭셔리 가구 편집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14일 롯데백화점 강남점 `더콘란샵`을 방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둘째)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지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4일 서울 강남구 도곡로 롯데백화점 강남점. 신관 1층 '더콘란샵'으로 들어서자 정면에 진열된 의자 4개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등받이를 한껏 젖힌 암체어, 아이스크림 콘에 의자를 얹은 듯한 원뿔 의자, 길쭉한 판을 덧댄 의자 등 색깔도 모양도 제각각이었다. 정문 옆으로는 콘란 특유의 푸른색으로 만든 디자이너 카를 한센의 초거대 의자(자이언트 체어)가 진열됐다. 세계에서 단 한 개뿐인 한정판이다.

15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더콘란샵은 거대한 갤러리를 연상시켰다. 1층은 흰색 일색인 공간에 다채로운 색감의 주방용품, 인테리어소품, 의자가 널찍하게 진열됐다. 2층은 여러 브랜드 가구로 거실·부엌·침실을 꾸며 부유한 집을 구경하는 느낌이었다. 더콘란샵은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기사작위를 받은 '테런스 콘란' 경이 1974년 설립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영국과 프랑스, 일본에 11개 매장이 있고, 서울은 12번째로 오픈했다. 지상 1~2층, 3305㎡(약 1000평) 규모로 기존 매장 중 가장 크다.

매일경제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리빙 시장 수요를 잡기 위해 2년간 공을 들여 더콘란샵을 들여왔다. 신세계(까사미아·자주), 현대백화점(리바트·윌리엄스앤소노마)과 달리 이렇다 할 리빙 브랜드가 없던 탓이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이 작년 말 직접 런던을 찾아 88세의 테런스 콘란을 만나 10년 계약을 체결했고, 강남점 신관 1000평 복층 매장을 통째로 내줬다.

오픈을 하루 앞둔 14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와 함께 매장 오프닝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신 회장은 "세계적인 편집숍인 콘란샵이 롯데백화점에서 첫선을 보이게 된 것을 축하한다"며 "롯데가 고객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조원 규모였던 국내 리빙 시장은 2017년 12조원 규모로 몸집을 불렸다. 업계에서는 2023년에는 이 규모가 1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더콘란샵은 '하이엔드' 편집숍을 추구한다. 국내에 매장이 많은 자주나 모던하우스 등이 중저가, 현대백화점에서 들여온 미국 웨스트엘름, 신세계백화점의 까사미아 등이 중고가 가격대라면 더콘란샵은 고가 제품을 취급한다. 매장에는 1만2000원짜리 플라스틱 계량컵, 14만5000원짜리 식도가 있는가 하면, 500만원을 호가하는 조명, 4000만원을 호가하는 소파까지 가격대가 다양했다.

매장에는 인테리어 마니아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유럽 브랜드 300여 개가 입점했다. 스위스 가구 브랜드 '비트라'의 콘체어(323만원),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카시나'의 보볼리 테이블(2700만원) 등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매장 한쪽에 문을 연 올비(orby)카페는 덴마크 '칼 한센&선'의 대표작인 위시본체어 의자와 테이블로 꾸몄다. 일반 가구매장에서는 모형으로 대체하기도 하는 오디오나 조명 등도 영국 루악, 덴마크 루이스 폴센 제품이었다. 여러 브랜드의 가구를 어떻게 배치할지, 다양한 질감과 크기의 쿠션, 인테리어 소품을 어떻게 고를지에 대한 '교본'을 쇼룸으로 표현했다. 롯데백화점과 콘란 측이 강조한 것도 이런 '추천' 부분이다. 김성은 롯데백화점 콘란팀장은 "다른 수입 가구 매장에는 없는 단독 상품, 한정 상품으로 차별화하고, 콘란이 자체제작한 PB 상품도 한국 실정에 맞춰 기획해 들여온다"고 말했다. 콘란 측은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 매장을 "콘란의 미래"라고 부르는가 하면 일본(6개)보다 많은 매장을 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휴 왈란 콘란 리테일 앤브랜드 홀딩스 대표는 "자연적인 부분, 세심한 취향을 강조하는 콘란의 특징이 한국과 맞아떨어져 시장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