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3분기 실적 발표
균열이 발생한 보잉737NG 항공기 동체 수리현. [뉴스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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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업계가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일본 노선 수요가 감소하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국내 양대 국적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4일 일제히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1179억원)은 지난해 3분기(3928억원) 대비 70.0%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도 영업이익(971억→-570억원)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도 대한항공(3조4097억→3조2830억원)과 아시아나항공(1조9687억→1조8351억원·-6.8%) 양사가 모두 감소했다.
3분기 실적도 암울한 항공업계. 그래픽=김영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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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이 부진한 건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LCC 제주항공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의 3분기 영업손실은 174억원이다. 매출액(3688억원)은 조금 늘었지만(+5.3%)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378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이 20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지난 8일 실적을 발표한 티웨이항공도 3분기 1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4일 실적을 발표한 또 다른 LCC 에어부산 역시 3분기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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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 직격탄…관광객 반 토막
항공업계는 통상 3분기를 연중 성수기로 분류한다. 7~8월에는 여름 휴가철 승객 수요가 증가하고 9월에는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많아서다. 때문에 평년에도 3분기는 실적이 2분기 대비 호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지난 2분기 전체 항공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항공업계는 3분기에도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항공업계 2분기 실적. 그래픽=김영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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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의 실적 부진은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홍콩에서 반중(反中)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 여행객도 급감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3분기 화물 물동량이 지난해 3분기 대비 11.2% 감소했다”며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국내·외 경기 둔화로 여객수송 증가율이 정체한 상황에서, 공급과잉이 지속해 국내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공항 국제선에서 일본행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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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20만1200명)가 지난해 9월(47만9733명) 대비 반 토막(-58%)났고, 홍콩시위로 홍콩 여행객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잉이 제조한 항공기(B737NG) 동체 균열로 대한항공·진에어·제주항공은 일부 기종 운항 차질까지 겹쳤다. ▶실적 부진에 항공사 ‘저공비행’
제주항공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이어 한국인의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 여행객이 감소한 효과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대형항공사보다 LCC는 전체 노선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실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전체 매출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안팎으로 알려진다.
국적기 일본노선 여객 감소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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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노선 수요 회복이 불확실하고, 일본행 노선을 감편하면서 항공사가 일본에 투입하던 항공기를 동남아시아 노선으로 일제히 돌리고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동남아시아 노선 공급이 증가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항공사가 노선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했다”며 “3분기 실적도 악화했지만 4분기에도 실적이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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