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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서울 시내면세점에 ‘빅3’ 빠지며 현대백화점만 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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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4일 관세청의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마감 결과 3곳이 할당된 서울 지역에 현대백화점그룹만 신청서를 냈다. 사진은 지난 해 11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서울 강남 무역센터 면세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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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홀로’ 참여했다.

관세청이 14일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을 마감한 결과 3곳이 할당된 서울 지역에 현대백화점그룹만 신청서를 냈다. 예상대로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빅3’는 모두 빠졌다. 1곳씩 할당된 광주와 인천 지역에도 신청 기업이 없었다.

관세청이 2015년 서울 3곳(대기업 2개, 중소ㆍ중견기업 1개), 제주 1곳 등 4곳의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을 진행했을 때 무려 24개 업체가 뛰어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바뀐 것이다. 정부가 시장 상황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채 면세사업권을 남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관세청은 현대백화점이 제출한 신청 서류를 검토한 뒤 현장 실사를 진행해 다음 달 말 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큰 변수가 없으면 통과가 확실시된다.

관세청 허가가 나오면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5년 간 서울 동대문 지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 철수를 결정한 두산의 두타면세점과 지난 12일 매장 임대, 직원 고용 안정, 자산 양수도 등 상호 협력 방안이 담긴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새 매장 인테리어 등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지난 해 11월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 면세점을 개점한 현대백화점은 줄곧 강북 진출을 노렸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중국 다이궁(보따리상)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데, 짧은 시간 최대한 많은 물건을 사야 하는 다이궁들은 이동하기 편하고 인기 브랜드가 몰려 있는 강북 매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빅3’인 롯데(명동)와 신라(장충동), 신세계(회현동) 모두 강북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은 대량의 물건을 직매입해 가격을 낮춰 수익을 높이는 구조인데 강남 한 곳에만 사업장이 있는 현대백화점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사업 확대가 절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이 강북에 면세점을 연다고 해도 ‘빅3’가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를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빅3’에 속하는 면세점 관계자는 “어차피 지금은 같은 ‘파이(다이궁)’를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대백화점이 단기간 매출을 올리려면 다이궁을 대거 유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송객수수료(외국 단체관광객의 구매에 대해 면세점에서 여행사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비싸져 수익률은 악화될 수밖에 없고, 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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