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여의도 증권가에 몸담아온 서영호 KB증권 전무가 그려본 미래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서영호 전무는 "국채 10년물 금리가 0%대인 나라들의 고령화율과 한국 인구 추계를 이용해 추정해 보면, 한국 금리도 역시 4~5년 안에 0%대 진입이 예상된다"면서 "제로 금리는 거시 경제와 금융시장, 일반인들의 생활습관까지 모두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1.25%로 내렸고, 앞으로도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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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호 KB증권 전무는 “한국은 4년 안에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0%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는 1.7%이다. /김연정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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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전무는 지난 1990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로 출발해 도이치모건·ABN암로·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를 두루 거쳤다. 거품 붕괴 등 굴곡진 자산 시장 흐름을 현장에서 지켜본 증권가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다음 달 열리는 '2020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6일 첫 강연자로 나서 '제로 금리 시대, 서바이벌 올 가이드'라는 흥미 있는 주제를 다룬다. 박람회 입장은 유료(5000원)이지만 홈페이지(www. chosun-moneyexpo.com)에서 사전 등록만 하면 무료다. 그는 앞으로 초저금리 시대를 앞두고 개인들이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조목조목 짚어줄 계획이다.
서영호 전무는 제로 금리 시대에는 급여 소득의 현재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고 말했다. 월급쟁이의 밸류(가치)가 무한대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반면 고령의 은퇴자들은 채권 등 이자 소득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에 앞선 사람들에 비해 소비는 크게 위축된다.
그는 거액 자산가들이 상속·증여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현금 보유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 금리 시대에 이자 소득이 줄면 그만큼 이자 소득세도 감소하니 정부도 세수 부족에 시달리게 됩니다. 부족분은 상속·증여세 부담을 높여서 채울 가능성이 큽니다." 이 과정에서 현금을 보관할 금고 수요가 폭발하면서 '1가구 1금고'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는 안방만 고집할 게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 투자 반경을 넓혀야 한다"면서 "아직 성장하는 기업과 자산이 해외에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해 한국 증시, 글로벌 왕따 벗어날 수도"
올해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대다수 지역에선 주식시장이 10% 넘게 오르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은 올 들어 4.7%(코스피지수 기준) 오르는 데 그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왕따로 전락한 한국 증시가 내년에는 어떻게 달라질까. 서 전무는 "아무도 한국 증시를 주목하지 않고 기대감도 높지 않은 상황인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아주 작은 긍정적 호재만 나와도 쉽게 반응하며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div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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