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와 마주앉을 용의 있다", 美 "싱가포르 약속 진전돼야"
북한은 김명길의 담화에 이어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의 담화도 내놓았다. 김영철은 전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미 훈련 조정'을 언급한 것을 두고 "대화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런 북한의 행동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 시한(時限)으로 정한 '연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에 "김정은은 '연말 시한'을 정해 스스로를 구석에 몰아넣은 셈"이라며 "그는 절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김정은의 2020년 신년사 내용과, 대미 정책 노선의 변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라도 미국과 접촉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이르면 이달 하순, 늦어도 다음 달쯤 실무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김명길은 "미국 측이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며 '(북한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는 VOA에 "지금 북한이 필요한 것은 제재 완화"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제재 해제'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내 여론도 부정적이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제재 완화를 해선 안 된다. 북한이 어떤 구체적 비핵화 조치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북핵 협상을 꼭 끝맺고 싶다'고 의욕을 보이는 것 정도가 긍정적 신호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면 그 대가로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를 일부 해제해 주는 '스몰 딜' 방안을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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