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중국서도 82년생 김지영…"중국 여성들도 공감 소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한국 소설이지만, 책 속에서 나 스스로의 모습을 봤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지난 9월 중국어판 출간 후 많은 중국인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베이징 소재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진행된 '82년생 김지영' 작가와 중국 독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한 20대 중국인 여성 독자는 이 책에 대해 "한국 소설이지만, 책 속에서 나 스스로의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지난 9월 귀주인민출판사가 중문판으로 출간한 후 온라인 서점 ‘땅땅왕’에서 외국소설 부문 2위(11월13일 기준), 온라인 서점 ‘아마존’ 전자책 신간 부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100만권 이상이 판매된 가운데 중문판은 총 18만5000부가 인쇄됐으며, 현재 10만여부가 판매됐다.


조남주 작가는 이날부터 18일까지 중국 독자들과의 만남 및 중국 문학·여성 전문 매체 및 언론 인터뷰 등을 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현장에서는 소설 속 김지영이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중국인 여성 독자들에게도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반응이 있었다.


한 여성 독자는 최근 중국에서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이 성폭행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일부 서비스를 저녁 8시 이후 여성들이 이용할 수 없도록 조치한 일을 사례로 거론하며 중국에서도 많은 여성들이 사회적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작가는 "여성이 사회적으로 불합리한 일에 부딪혔을때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주변에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가 형성됐을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 작가는 중국인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출간한 배경에 대해 "여성들의 문제를 왜곡없이 고민하고 다뤄보고 싶었다"면서 "소설이 실제 생활에서 유용하지 않은 장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소설도 충분히 사회적 이슈와 같이 갈 수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보편적 에피소드들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왜 하필 소설 속 주인공으로 1982년생 김지영을 택했냐는 질문에 조 작가는 "한 여성의 삶을 따라가면서 사회적 이슈를 담고 싶었다"면서 "한국 사회에서 1982년생 여성들은 제도적 남녀 차별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실제 사회생활에서 많은 차별에 부딪히곤 한다. 관습으로 남아있는 차별로 인해 혼란을 많이 겪었던 세대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조 작가는 "중국의 1980년대생 여성들도 소설 속 김지영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경험들이 있다"는 반응에 대해 "김지영은 소설 속에서 자기 뿐 아니라 주변 여성들의 목소리로도 얘기를 한다. 소설 속 김지영이 하나의 그릇이라고 생각하고 그 그릇에 여성들의 경험이나 생각을 담아 사회적 공감을 일으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유행한 한국 드라마들이 단순한 로맨스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현실속에서 경험하는 많은 문제들을 담고 있고, 연장선상에서 소설 또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에대해 조 작가는 "한국 사회는 최근 젠더 감수성이 많이 변화했고, 그걸 반영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게 사실"이라며 "가치관들이 많이 변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