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투쟁으로 보이는 심각한 갈등도 겪는 듯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7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중국 경제는 상당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단언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지난 3분기에 27년만에 처음인 최악의 경제성장률 성적표를 받아든 것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올 한해 전체로 봐도 마찬가지 아닐까 보인다. 6%를 넘기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전망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축으로 하는 현 당정 지도부는 돈을 풀어 경기를 자극하는 카드에 유혹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도 이른바 통화 증발을 통한 양적 완화 정책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기야 일반적으로 이 대책이 위험을 수반하기는 해도 가장 확실한 대책으로 평가되는 만큼 그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했을 때인 2008년 무려 4조 위안(元·680조 원)의 양적 완화로 큰 효과를 본 바도 있다. 통화 증발 카드에 유혹을 느끼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카드는 강력한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이 클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위안(元)화의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자본의 이탈 역시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에 해당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정부, 기업, 가계가 짊어져야 할 이른바 트리플 부채의 규모를 폭증시킬 수도 있다. 통화 증발이 결코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카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주룽지(朱鎔基·91) 전 총리를 비롯한 전직 당정 최고 지도부가 통화 증발이 독약에 다름 아니라면서 강력 반발하는 것도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주윈라이 전 국제금융공사 회장. 통화 증발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제공=인터넷 포털 사이트 신랑(新浪). |
특히 그의 아들인 주윈라이(朱雲來·62) 전 국제금융공사 회장은 아버지의 입장을 대신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트리플 부채는 알려진대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70% 전후가 아니라 600%에 이른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현 당정 최고 지도부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해야 한다. 주 전 총리가 최근 중요한 각종 당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소문이 과대포장돼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통화 증발은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현실이 되면 전, 현직 당정 최고 지도부의 갈등은 대충돌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경우 권력투쟁 운운의 소문은 더욱 크게 확산되지 않을까 보인다. 이처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권력투쟁으로 포장되는 것을 보면 '경제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말은 진짜 불후의 진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