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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허약한 야당, 민주당에게 ‘복’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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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막전막후 295

민주당 의원들 “총선 과반도 가능” 낙관적 전망

‘당 지지도 격차’-‘자유한국당 혁신 실패’가 근거

역대 총선 민주당 계열 예외적 상황에서만 승리

19~20대 선거 막판 대이변···이번에도 예측 불가

2016년 1월 첫째 주 새누리당 40% 민주당 21%

자유한국당 연말 리더십 정비 땐 기류 달라질 것

선거는 막판까지 집중력 잃지 않는 쪽이 유리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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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게 야당 복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가에서 농담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진담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11월 11일 치 <조선일보>에 “‘야당 福’만 있는 집권 여당”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습니다. 칼럼의 마지막 부분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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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그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많은 사람이 실망했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 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거기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인 책임 정치의 구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도 더불어민주당의 당 지지율은 자유한국당을 앞서고 있고, 민주당의 선거 전망도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이 상황을 뭐라고 해야 할까. 어쩌면 많은 사람이 느끼는 답답함은 바로 이 때문에 더 크고 강하게 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박지원 의원 말대로, 문 대통령은 여당 복은 없어도 야당 복은 있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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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치 <조선일보> 윤평중 한신대 교수의 “자유한국당에 고(告)함”이라는 제목의 칼럼도 같은 논지입니다.





“민주주의는 국정 운영 결과를 선거로 심판하는 책임정치이다. 중간선거인 총선에선 정부 여당의 실정을 묻는 회고적 투표가 강세여서 집권 여당이 불리하다. 하지만 국민적 신망을 상실한 좀비 정당으로 전락한 한국당이 이런 통설을 위협한다.

역설적이게도 문 정권의 폭주와 민주당 장기 집권을 가능케 하는 최대 동력을 시대착오적인 제1 야당이 제공하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돕는 최대 원군은 수구 정당 한국당의 존재 그 자체인 것이다. 적대적 공존 관계인 한국당과 민주당, 적대적 공생 관계를 맺은 '문빠와 박빠'가 민주공화국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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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야당의 존재가 집권 세력을 각성시킨다는 주장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한 명제입니다. 여당과 야당은 권력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재자였지만 재임 기간 내내 김영삼 김대중 등 야당 정치 지도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가 건강보험과 재형저축 등 복지제도를 도입한 것도 민심을 얻어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강력한 개혁 정책을 편 배경에는 필생의 경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존재가 있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공직자 재산 공개, 하나회 청산, 금융실명제 등 굵직굵직한 개혁 정책을 내놓으면서 측근 참모들에게 “김대중이는 이런 거 절대로 못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합니다.

강원택 교수와 윤평중 교수의 자유한국당 비판은 학자로서 민주주의 체제의 일반적 원리를 설명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학자들의 이런 논리를 ‘야당 약체론’으로 포장해서 정치적으로 소비하는 이른바 보수 기득권 세력의 의도와 계산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첫째,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기정사실로 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야당의 허약함을 안타까워한다는 것은 실패한 문재인 정부를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야당 약체론을 확산시킬수록 문재인 정부 실패론이 굳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나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자유한국당을 자극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입니다.

최근 이른바 보수 성향 신문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을 칭찬하는 기사와 칼럼을 전보다 훨씬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철희 표창원 의원 불출마 선언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민주당 현역 의원 30%가 물갈이될 것”이라는 등 민주당에서 마치 대대적인 혁신이라도 하는 것처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민주당 현역 의원은 128명입니다. 30%면 38~39명입니다. 민주당은 평가가 낮은 현역 의원 20%는 경선에서 자신이 얻은 점수의 20%를 감산하기로 했을 뿐 경선 기회를 박탈하는 ‘컷오프’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현역 의원 물갈이가 그렇게 많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른바 보수 성향 신문들은 민주당이 대대적으로 혁신이라도 하는 것처럼 자꾸만 칭찬하는 이유는 뭘까요? 자유한국당을 자극해 경쟁력을 끌어 올리려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입니다. 민주당 의원 중에 요즘 “우리가 다른 건 몰라도 야당 복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실패 프레임을 확산시키고 자유한국당을 자극하기 위해서 이른바 보수 기득권 세력이 의도적으로 유포시키는 ‘야당 약체론’에 편승해서 즐거워 하는 것입니다.

총선 전망도 낙관적으로 확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 사석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했던 말을 소개하겠습니다.





“선거 제도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렸다. 현재의 선거 제도가 그대로 간다면 155석까지 가능하다.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이었다. 당 지지도와 호남 민심을 보면 20대에서 국민의당이 차지했던 38석을 거의 다 우리가 가져올 수 있다.

선거 제도가 준연동형으로 바뀌면 비례대표가 줄어들게 된다. 그래도 우리가 145석 정도는 될 것 같다. 정의당이나 우리공화당이 비례대표를 꽤 가져갈 것이다.”









“과반은 한다고 본다. 호남은 전략적 투표를 할 것이다. 다 가져올 수 있다. 나머지 지역도 다 수성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은 실책할 일만 남았다. 우리는 인재 영입을 비롯해 총선 준비가 다 끝났다. 변수는 있겠지만, 실점 포인트가 자유한국당이 더 많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강한 자신감에는 두 가지 근거가 있습니다.

첫째, 정당 지지도입니다.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에서 11월 둘째 주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0%, 자유한국당 21%입니다. 조국 전 장관 사태가 한창이던 10월 셋째 주 더불어민주당 36%, 자유한국당 27%까지 좁혀졌다가 다시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도 11월 둘째 주에는 긍정 46%, 부정 46%로 같았습니다. 다음 주에 긍정이 부정보다 높아진다면 이른바 ‘골든 크로스’가 되는 것입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둘째, 자유한국당의 부진입니다.

황교안 대표는 올해 2월 27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이후 줄곧 보수의 ‘혁신과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혁신과 통합을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바닥이 드러날 즈음 ‘조국 사태’가 터졌고 기사회생했습니다. 하지만 조국 사태가 끝나자 그의 정치적 역량은 다시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영입하려다가 실패했고 보수 통합을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보수 세력 내부에서도 황교안 대표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분은 2020년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말로 자유한국당이 참패하고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황교안 대표가 평소에 하는 정치적 발언은 대부분 사실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의미심장한 대목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무 번의 총선을 치렀는데 처음 두 번은 무소속이 다수였고, 민주당이 이긴 것은 세 번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열다섯번은 다 ‘자유 우파’ 정당이 이겼다는 주장입니다.

11월 16일 저녁 부산에서 열린 ‘좌파독재 공수처법 저지 및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부산 결의대회’에서도 이 얘기를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총선이 몇 대 총선이었는가. 20대 총선이었다. 그러니까 총선 선거 몇 번 있었다는 이야기인가. 20번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중에 처음 두 번은 무소속이 제일 많았다. 나머지 열여덟 번 중에 민주당이 이긴 것은 몇 번인가. 세 번이다. 지난번까지 해서 세 번이다. 나머지 열다섯 번은 누가 이겼는가. 우리가 이겼다.”

황교안 대표의 주장이 맞는지 역대 총선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자료에 불과하니 그냥 가볍게 훑어보시기 바랍니다.





[역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정당별 의석수]

제헌의회 1948년 5월 10일 의원정수 200명

대한독립촉성국민회 55석

한국민주당 29석

대동청년단 12석

조선민족청년단 6석

대한독립촉성농민총연맹 2석

기타 정당 11석

무소속 85석

2대 국회의원 선거 1950년 5월 30일 210명

민주국민당 24석

대한국민당 24석

대한독립촉성국민회 14석

대한청년단 10석

대한노동총연맹 3석

일민구락부 3석

사회당 2석

민족자주연맹 1석

대한부인회 1석

중앙불교위원회 1석

대한여자국민당 1석

무소속 126석

3대 1954년 5월 20일 203명

자유당 114석

민주국민당 15석

대한국민당 3석

대한독립촉성국민회 3석

제헌국회의원동지회 1석

무소속 67석

4대 1958년 5월 2일 233명

자유당 126석

민주당 80석

통일당 1석

무소속 26석

5대 1960년 7월 29일

민의원 의원정수 233명

민주당 175석

사회대중당 4석

자유당 2석

한국사회당 1석

통일당 1석

헌정동지회 1석

무소속 49석

참의원 의원정수 58명

민주당 31석

자유당 4석

사회대중당 1석

한국사회당 1석

혁신동지총연맹 1석

무소속 20석

6대 1963년 11월 26일 175명

민주공화당 110석

민정당 40석

민주당 14석

자유민주당 9석

국민의당 2석

7대 1967년 6월 8일 175명

민주공화당 129석

신민당 45석

대중당 1석

8대 1971년 5월 25일 204명

민주공화당 113석

신민당 89석

국민당 1석

민중당 1석

9대 1973년 2월 27일 219명(지역구 146명+유신정우회 73명)

민주공화당 146석(지역구 73석+유정회 73석)

신민당 52석

민주통일당 2석

무소속 19석

10대 1978년 12월 12일 231명(지역구 154명+유정회 77명)

민주공화당 145석(지역구 68석+유정회 77석)

신민당 61석

민주통일당 3석

무소속 22석

11대 1981년 3월 25일 276명(지역구 184석+전국구 92석)

민주정의당 151석

민주한국당 81석

한국국민당 25석

민권당 2석

신정당 2석

민주사회당 2석

민주농민당 1석

안민당 1석

무소속 11석

12대 1985년 2월 12일 276명

민주정의당 148석

신한민주당 67석

민주한국당 35석

한국국민당 20석

신정사회당 1석

신민주당 1석

무소속 4석

13대 1988년 4월 26일 299명

민주정의당 125석

평화민주당 70석

통일민주당 59석

신민주공화당 35석

한겨레민주당 1석

무소속 9석

14대 1992년 3월 24일 299명

민주자유당 149석

민주당 97석

통일국민당 31석

신정치개혁당 1석

무소속 21석

15대 1996년 4월 11일 299명

신한국당 139석

새정치국민회의 79석

자유민주연합 50석

통합민주당 15석

무소속 16석

16대 2000년 4월 13일 273명

한나라당 133석

새천년민주당 115석

자유민주연합 17석

민주국민당 2석

희망의 한국신당 1석

무소속 5석

17대 2004년 4월 15일 299명

열린우리당 152석

한나라당 121석

민주노동당 10석

새천년민주당 9석

자유민주연합 4석

국민통합21 1석

무소속 2석

18대 2008년 4월 9일 299명

한나라당 153석

통합민주당 81석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14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3석

무소속 25석

19대 2012년 4월 11일 300명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

20대 2016년 4월 13일 300명

더불어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





어떻습니까? 제헌의회와 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이 다수였다는 황교안 대표의 주장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 여당인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한 선거가 1960년 5대 국회의원 선거,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사실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황교안 대표가 이승만 정권의 자유당, 박정희 정권의 공화당, 전두환 정권의 민정당까지 모두 다 ‘우리’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법통은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에서 내려온 것입니다.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과는 법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김무성 의원 등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은 박정희 독재와 맞서 싸운 민주화 투쟁의 정통성을 자유한국당이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황교안 대표는 지금 자유한국당이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정당을 이어받은 정치 세력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재 정권에서 부정 투표와 개표가 횡행하는 가운데 치러진 선거까지 쳐서 역대 총선에서 자신들이 훨씬 더 많이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이런 생각은 ‘공안 검사’ 출신이라는 그의 이력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안 검사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반공’과 ‘체제 수호’라는 명분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던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탄압하고 감옥에 가뒀습니다. 분단 기득권 세력의 수호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정당까지 ‘우리’라고 인식하는 것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튼 역대 총선에서 ‘자유’와 ‘공화’의 가치를 내세운 이른바 보수 정당이 ‘민주’의 가치를 내세운 개혁 정당을 압도한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총선은 남북 분단과 영호남 인구 격차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른바 보수 정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1960년 5대 총선은 4·19 혁명 직후라는 특별한 상황, 2004년 17대 총선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라는 특별한 상황, 2016년 20대 총선은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과 안철수 효과라는 특별한 상황이 작용한 아주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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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을 저는 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정당 지지도는 그리 믿을 만한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2016년 20대 총선 3개월 전인 2016년 1월 첫째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40%, 더불어민주당 21%였습니다. 당 지지도가 지금과 정확히 반대였습니다. 그런데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당을 차지했습니다. 신기하지요?

자유한국당의 부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하고 통합도 하지 못하는 이 답답한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 12월 중순 선거법 개정 여부가 매듭지어지면 보수 통합 여부가 곧바로 결론이 날 것입니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도 머지않아 정리가 될 것입니다. 황교안 체제 존속 여부는 여론조사에 달려 있습니다.

내년 1~2월까지 현재의 정당 지지도가 좁혀지지 않으면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나서서 황교안 대표를 끌어내릴 것입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워 총선을 치를 것입니다.

4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도 그랬습니다. 그때는 문재인 대표가 나서서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영입했습니다.

어쨌든 자유한국당과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의 보수 통합 여부가 결론 나고 자유한국당에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면 이른바 보수층 지지자들은 총집결할 것입니다. 선거는 막판에 절박감으로 결집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마무리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야당 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처럼 허약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복’이 아니라 ‘독’입니다.

강력한 야당이 존재해야 정부 여당이 각성하고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갑니다. 반대로 허약한 야당은 집권 세력을 나태하게 만들어 정부 여당의 혁신을 가로막습니다. 결국 허약한 야당은 나라와 국민 전체에 손해입니다.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9대와 20대 총선은 그야말로 대이변이었습니다. 선거 직전까지 이길 것 같았던 쪽이 졌고, 질 것 같았던 쪽이 이겼습니다. 21대 총선도 절박감으로 똘똘 뭉쳐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쪽이 이길 것입니다.

한겨레

그런 차원에서 보면 지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안이한 사고와 태도에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야권 참패를 막기 위해 비명을 지르며 투표장으로 달려나갔습니다. 반면에 이른바 보수 지지층은 공천 파동을 일으킨 새누리당을 혼내주겠다며 국민의당에 투표하거나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가 더불어민주당의 ‘1석 차 승리’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적적으로 차지한 ‘1당’인데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그게 자신들의 기본 실력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걱정입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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