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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해남 바다에는 '기적의 전복'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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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수산과학원 2004년부터 성장속도 빠른 '킹전복' 양식기술 개발…성공적으로 양식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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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해남군에 위치한 킹전복 양식장의 모습 /사진=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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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해남군 어란진항에서 배로 15분 거리, 가두리 양식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민들은 전복 출하를 앞두고 바쁜 모습이었다. 수면 밖으로 올라온 전복은 유독 컸다. '킹전복'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양식장을 운영하는 이들은 "기적이 자라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전복은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고부가가치 수산물로 꼽힌다. 하지만 환경 변화에 민감해 폐사율이 높았다. 어민들은 완전히 자라지 않은 전복을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어민들은 제값을 못 받았고, 소비자들은 비싼 대가를 지불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전복의 종류는 참전복, 둥근전복(까막전복), 왕전복, 말전복, 오분자기 등 총 5가지다. 양식 과정에서 교잡종이 늘어나면서 폐사율은 더 높아졌다. "우량 전복을 만들 수 없을까?" 과학자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해양수산부 소속 국립수산과학원 과학자들이 나섰다. 수산과학원은 2004년 육종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우량 종자 찾기에 나섰다. 과학자들은 백령도와 보령, 부안, 완도, 여수, 속초, 포항 등 전국의 바다로 떠났다.

그리고 우량 전복을 찾았다. 우량 전복을 교잡해 더 우수한 전복을 만들어냈다. 유전자 조작은 없었다. 그럼에도 성장 속도가 유독 빨랐다. 수차례 실험을 반복한 결과 2017년 상업화에 성공했다. 양식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만한 쾌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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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기에 양식을 시작한 킹전복(사진 왼쪽)과 일반 전복(사진 오른쪽)의 모습. 킹전복의 크기가 유독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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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과학원은 이 전복을 '킹전복'이라고 명명하고 2018년 분양 공고를 냈다. 해남의 경진수산과 완도의 옥인수산이 수산과학원의 킹전복 유생을 양식장에 심었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을 비롯해 취재진들은 지난 14일 경진수산의 양식장을 방문했다. 경진수산은 킹전복의 성장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같은 시기에 일반 전복 유생도 같이 심었다. 킹전복은 말그대로 '우량종'이었다.

문 장관은 "실제 양식장에 심어본 결과 일반 전복은 상품화하려면 36개월이 걸리는 데 반해 킹전복은 26개월만에 상품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어업인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수부와 수산과학원은 성장속도가 빠른 킹전복이 상품화되면 연간 184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경진수산 등에서 양식하고 있는 킹전복은 내년 10월 본격적으로 출하될 예정이다.

해남에는 또 다른 '과학'도 자라고 있다. 역시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갑오징어다. 수산과학원은 올해 초 갑오징어의 인공생산에 최초로 성공했다. 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센터 인근에서 양식되고 있는 갑오징어는 조만간 출하된다.

문 장관은 "올해 5월부터 갑오징어를 실제 양식장에 넣었더니 최대 320g 내외 크기를 생산하게 됐다"며 "앞으로 갑오징어 양식이 보급되면 국민들은 보다 저렴하게 갑오징어를 드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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