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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단독] 1조 CJ제일제당 가양동 부지 매각, 키움-호반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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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입찰에 11개 기업 도전장
높은 가격 써낸 2곳으로 압축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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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 서울 가양동 CJ제일제당 매각이 키움증권 컨소시엄과 호반건설의 맞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경쟁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금액을 제시한 때문이다. 다만 가격 외에 연내 매각 가능성, 현금지급 여부 등 세부조건은 다르다. CJ제일제당 측이 지난달 말 본입찰을 실시하고도 우선협상대상자를 쉽게 고르지 못하는 이유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내놓은 가양동 땅 10만5762㎡의 입찰을 한 결과 총 11곳이 도전장을 냈다. 숏리스트(적격후보)에는 키움증권 컨소시엄, 호반건설, 신영그룹, 일레븐건설 등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디벨로퍼인 MDM과 GRE 등은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은 1조원을 넘는다. 하지만 다른 금융기관을 모아서 자금을 유치하는 만큼 연내 매각은 불가능하다. CJ제일제당으로서는 매각자금으로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7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었던 만큼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CJ제일제당의 신용보강 조건을 내세운 것도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유동화했을 때 CJ제일제당의 신용도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일으켜야 하기에 CJ제일제당의 재참여가 불가피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9700억원 수준을 제시했다. 키움증권 컨소시엄 대비 가격은 다소 불리하지만 연말까지 현금 완납 조건이어서 CJ제일제당 측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진다.

CJ제일제당이 내놓은 땅은 장부가액 6000억원 수준으로 시장가격이 7000억~8000억원으로 예상됐다. 호가가 1조원을 넘은 것은 초저금리 상황과 함께 서울 시내에서 대규모 개발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원매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는 지하철9호선 양천향교역에 인접했고, 마곡도시개발지구도 가깝다. 하지만 준공업지역에 포함돼 주거시설이 다소 제한된다. 전체 면적의 50% 정도만 주거시설로 사용 가능하고, 나머지는 비주거시설로 풀어내야 한다.

앞서 서울시의회가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부결하면서 해당 부지에 대한 CJ 측의 개발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선 차입금 규모를 줄여 재무개선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CJ제일제당에 대해 순차입금이 11조원으로, 지난해 말(7조7000억원)보다 3조원 이상 늘어난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네덜란드 사료업체 뉴트레코에 사료사업부를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유동성 여력이 줄어든 만큼 신용평가사들이 CJ제일제당의 차입금 과도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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