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한·미·일 국방장관이 아세안 국방장관회의가 열리는 태국에 모여 지소미아, 북한, 또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또 오늘(18일)부턴 서울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협정을 위한 세 번째 회의도 다시 시작됐습니다. 협상장인 국방연구원 앞에 아침부터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 외교안보 관련 이슈를 자세히 짚어봅니다.
[기자]
TV 생중계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 처음 시도한 건 누구였을까요? 1990년 6월 29일, 6·29 선언 3주년 때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처음 시도했습니다. 다만, 이를 본격적인 소통의 장으로 각인시킨 건 김대중 전 대통령인데요. IMF 구제금융 위기에 지금은 자취를 감춘 감춘 PC 통신 천리안을 비롯해 팩스, 편지 등으로 질문이 쇄도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인터넷을 통해 질문을 받고 또 한 토론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을 한 적도 있었죠.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형식은 비슷하되, '국민과의 대화' 대신 '대통령과의 대화'란 공식 명칭을 썼습니다.
집권 하반기에 접어든 문 대통령도 내일 취임 후 처음으로 TV 생중계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에 나섭니다. 공개회의인 타운홀 방식을 채택했고요. 약 300명의 방청객들이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질문하고, 문 대통령이 답변하는 식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제범위가 무한대인 시험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는데요. 남북, 한·일 관계 등 엄중한 외교안보 사안부터, 이른바 '조국 사태', 또 일자리 문제같은 상대적으로 껄끄러울 수 있는 국내 이슈까지 질문이 쏟아질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별도의 공개 일정 없이 국민과의 대화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한 외교안보 속보도 짚어보죠. 먼저 지소미아입니다. 종료까지 이제 딱 닷새 남았는데요.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종료 결정을 통보한 후 처음으로 한·일 국방장관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았습니다. 시작부터 '갈등'을 언급하며 회담을 시작했는데 원론적인 대화만 오갈 뿐, 입장차를 좁히진 못했습니다. 일본 고노 방위상은 지소미아 유지를, 정경두 장관은 일본의 입장변화가 먼저란 점을 강조하며 평행선을 그렸죠.
이어 이번엔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의가 연달아 열렸는데요. 미국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시작부터 한·미·일 3각 공조와 동맹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손 잡을까요?"
"네, 우리 손 잡아요"
"Allies, right? 동맹 맞죠?"
"Allies~ 동맹~"
이어진 모두발언을 보면 한·미·일 3국이 각각 지소미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지소미아를 유지할지 말지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먼저 우리 정경두 국방 장관입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 (어제) : 한·일 간에도 역사, 정치, 경제 문제로 한·미·일 안보 협력이 크고 작은 난관에 봉착해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오늘 이 회의를 통해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미·일 안보 협력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말인즉슨,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안보협력이 저해되선 안 된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한다면 언제든 다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본 고노 방위상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북한의 핵 위협을 집중 거론했습니다.
[고노 다로/일본 방위상 (어제) : 우리는 아직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폐기에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위 당국으로서 일본, 미국, 그리고 한국이 해야 할 일은 3국 간의 안보 협력을 지속적으로 증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재자 역할을 해야할 미국. 미국이 가장 견제하는 건 사실 중국과 북한이 공조해 미국을 위협하는 겁니다.
[마크 에스퍼/미 국방장관 (어제) : 우리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앞을 내다보며, 우리의 노력을 해치고 중국과 북한에 이익이 되도록 하는 문제를 극복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동맹국 간 정보 공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입니다.]
졍경두 국방장관은 회담 후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한·미 관계에 파장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답했는데요. "지소미아는 한·미 동맹 상징이나 전략적 가치가 많이 담겨 있고 미측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 양측 모두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노력은 많이 했지만 일본으로 부터 속 시원한 답은 못 들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죠.
[정경두/국방부 장관 (어제) : 중요한 것은 국방 분야의 얘기보다는 외교적으로 지금 풀어야 될 부분이 많이 있으니까, 외교적으로 잘 풀릴 수 있도록 하여튼 노력을 해 달라, 라고 제가 계속 주문을 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가 지금 현재 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데, 일본의 입장 변화가 앞으로 좀 있을 거라고 예상을 하시는지…) 지금,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습니다.]
이번엔 한·미 간 이슈로 좀 좁혀보겠습니다. 한·미 국방 당국은 이달 중순께 예정됐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을 향한 대화의 손짓" 정확히 딱 그 의미입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결정은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도 연습과 훈련 그리고 미사일 시험을 시행 결정에 있어서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에스퍼/미 국방장관 (어제) : 또한 우리는 북한이 조건이나 주저함 없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기를 촉구합니다.]
앞서 북한은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인민의 분노를 더 크게 증폭시킨다",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위협까지 했죠.
훈련 연기 발표 10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트윗까지 올렸습니다. "나야말로 김정은 위원장을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 줄 유일한 사람"이라면서, 김 위원장을 향해 "빨리 행동해야 한다. 우리 곧 보자"고 썼습니다. 10월 초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깨진 이후 한 달 반만에 3차 정상회담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놓은 거고요. 일단 대화 분위기는 마련됐다, 실무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위비 이슈입니다. 오늘부터 이틀간, 내년부터 적용될 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논하는 세 번째 회의가 시작됩니다. 앞서 우리나라를 찾았던 마크에스퍼 장관은 "증액이 답이다" 강하게 압박하고 갔고, 미 국무부의 제임스 드하트 수석대표가 바톤터치를 하듯 어제 방한했습니다. 탐색전 차원이었던 1, 2차 회의와 달리 오늘부턴 본격적인 숫자가 오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임스 드하트/미국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표 (어제) : 한·미 간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이 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하려면 할 일이 많습니다. 상호 수용 가능하고, 한·미 양국이 모두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양쪽의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네 협상 관련 속보,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고요. 오늘 청와대 발제 우선 이렇게 정리합니다. < 풀릴 기미 없는 지소미아-방위비 협상…트럼프, 김정은에 "곧 보자!" >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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