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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치 "北, 한미훈련 연기로 자기 패 과신…기회 놓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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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우위라 판단해 지나친 요구…트럼프, 강경해질 가능성"

연합뉴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북한이 미국의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차 정상회담 시사 발언에도 계속 지나친 요구를 할 경우 북미 대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미국 측 회담 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한미 군 당국의 훈련 연기로 북한은 미국과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 자신의 패를 과신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평양과 워싱턴 간 대화가 재개되는 것을 매우 보고 싶지만, 김계관 담화에 반영된 북한의 태도는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훈련 연기 결정과 3차 정상회담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발표한 담화에서 긍정적으로 화답하기보다는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로 생각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유지하려면 추가 양보를 해야 한다는 북한의 판단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북한에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을 용인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고 지적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북한이 제재 완화를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등 자신들이 협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원한다고 보고 압박 수위를 높이면 제재 완화를 얻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정상회담 전에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김계관 고문의 담화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폐기 의지가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 사례라고 말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한국명 박정현) 한국 석좌는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성공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강압 외교에 대한 자신감을 높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북한에서 나온 일련의 담화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더 큰 양보를 얻어내려는 속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외무성의 강경 발언은 북한 내부 협상 반대파를 의식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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