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구로병원 류혜진·조금준 교수팀
현재까지 비만과 치매의 연관성을 증명한 연구는 많았지만 복부비만과 노년기 치매 발병률에 대한 연관성을 조사한 코호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많은 연구에서 비만은 치매의 위험인자로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영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임상 연구 데이터에서는 BMI 지수가 치매 발병률과 반비례한 결과를 보이며 비만과 치매는 연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류혜진 교수 연구팀은 이런 결과의 주된 요인은 BMI 측정의 한계라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비만의 지표를 BMI로 나타내는데 BMI는 지방과 제지방(fat-free mass)량을 구분할 수 없어 완벽한 지방측정법이라고 하기 어렵다.
노인 비만은 체지방 손실 및 체중의 증가 없이 지방 조직의 증가가 특징이다. 따라서 노인 연령층에서는 허리둘레가 BMI보다 복부 내장 지방 평가에 정확한 지표가 된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허리둘레 및 BMI와 치매 발병의 위험성을 비교했다. BMI를 포함한 나이, 혈압, 콜레스테롤 및 다양한 생활 습관 요인(흡연 여부, 음주량, 운동량) 등을 조정한 후 노년기 허리둘레와 치매의 연관성을 산출했다. 그 결과 국내 복부비만 진단 기준인 남성 허리둘레 90㎝ 이상, 여성 허리둘레 85㎝ 이상인 복부비만 환자들은 복부비만이 없는 남성과 여성에 비해 치매 위험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위험률은 허리둘레 정상 범위(남성 85~90㎝, 여성 80~85㎝)에서 5㎝씩 증가할 때마다 단계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복부비만을 가진 정상체중 노인의 경우 복부비만이 없는 정상체중 노인에 비해 남성은 15%, 여성은 23%씩 치매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류혜진 교수는 “연구를 통해 노인 연령층에서 비만과 연관된 치매 위험성을 평가하고자 할 경우에는 허리둘레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복부비만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과일, 채소 등을 충분히 먹는 식습관이 필요하다. 운동도 복부비만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사람을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뇌를 강화해준다.
이찬녕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실제로 운동을 하면 신경이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가지 물질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운동을 하면 순환이 활발해져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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