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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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강나훔 기자]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가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을 청와대에서 거부했다고 19일 밝혔다. 아직 영수회담 제안이 오지 않았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반박한 것으로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황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론적으론 (청와대가) 영수회담을 거부를 했다"라며 "(전날 오후) 5시 30분에 연락이 왔고,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의 영수회담 거부 사유에 대해 "첫째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지난번 청와대 (여야 5당 대표) 만찬 회동에서 논의된 '여ㆍ야ㆍ정 상설협의체'에서 이야기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전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에게 단독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오후 3시경에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회담) 제안이 오면 검토해보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며 "(청와대에서는) 이미 오전에 검토가 됐는데 오후 3시에 왜 이렇게 청와대발 메시지가 발신됐는지 저희로서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2시 경 통화에서는 제가 날짜까지 달라고 제안했고, 청와대가 가능한 날짜까지 얘기하면서 논의한 뒤 답을 주겠다라고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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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날 오후 청와대가 황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이 접수되지 않았고, 제안이 오면 고민을 해보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과도 배치되는 이야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아직 영수회담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지 않았다"며 "제안이 오면 검토해보겠다"고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청와대는 황 대표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대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다른 고위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의미 있는 대화가 되려면 제안이 성의가 있어야 하는데…"라고 했다. 황 대표가 청와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영수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청와대 내부에는 영수 회담 보다는 여야 5당이 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은 여ㆍ야ㆍ정 상설협의체를 재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 기류도 있다. 청와대 한 참모는 "여ㆍ야ㆍ정 상설협의체를 재개하기로 각 당 대표들이 의견을 모은 게 불과 며칠 전"이라며 "지금이 위기 상황이란 것도 동의할 수 없고 위기 상황이라면 더욱 초당적 대응이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여ㆍ야ㆍ정 상설협의체를 통한 1대 다(多) 영수회담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번 만찬 상황을 보면 정국 현안에 대해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되지 못했다"라며 "선거법, 경제, 외교안보 정책, 코 앞에 다가온 지소미아 종료문제 등 대통령의 정책 대전환을 당부드리기 위해선 1대 1 영수회담이 맞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