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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드론 측량’ 도면으로 굴착기 작업 오차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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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스마트건설’ 실증 마쳐

첫 전과정 ICT 적용 도로공사

“공사 기간·비용 25%씩 줄이고

생산성 30% 높여…영역 확장”

경향신문

라이다 드론으로 측량해 만든 설계도면을 보며 굴착기 삽(버킷)에 달린 경사센서와 GPS 안테나, 수신박스 등 첨단 장치를 활용해 ‘스마트건설’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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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라이다(Lidar)가 달린 드론이 날아올라 공사가 진행될 지형부터 살핀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이용해 사물의 특성과 거리를 감지하는 장치다. 라이다 드론은 지형의 생김새는 물론 땅의 높이, 흙이 쌓인 양까지 측량한다. 이어 드론이 산출한 측량값은 3차원(D) 설계 방식인 ‘BIM’에 의해 설계도면으로 이내 만들어진다. 지형과 건물, 재료의 강도 등을 고려한 3D 도면을 컴퓨터상에 그리는 것이다.

그런 다음 설계도면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은 굴착기가 작업을 진행한다. 굴착기 삽(버킷)에 달린 경사센서와 굴착기 다리에 달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은 작업자가 파야 할 땅의 넓이와 깊이, 기울기 등을 정확하게 잰다. 오차범위는 고작 1.5㎝다.

작업 상황은 관제센터에서 실시간으로 한눈에 파악한다. 또 건설 현장에선 증강현실(AR) 기기를 단 스마트폰을 이용해 설계도와 시공 정보를 증강현실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측량→설계→시공→모니터링 등 건설 전 단계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도로공사가 실증을 마쳤다고 SK텔레콤이 21일 밝혔다. ICT를 건설 현장에 부분 적용한 적은 있었지만, 공사 전 과정에 쓰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10일부터 37일간 경기 연천군에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SOC실증인증센터에서 진행된 공사는 길이 260m, 폭 20m의 도로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현대건설기계, SK건설, 미국의 측량전문기업 트림블이 손을 잡았다.

노동집약적인 ‘전통적 건설산업’에 ICT를 적용한 스마트건설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공사의 측량 작업은 폴과 깃발 등 재래식 측량장비를 이용할 경우 5명이 18일 동안 해야 할 양이었다. 하지만 3명이 드론 1대를 이용해 4일 만에 측량을 마쳤다. 3D 설계 방식으로 설계 오류로 인한 시행착오도 줄였다. SK텔레콤 측은 “스마트건설 공법으로 공사 기간과 비용은 25%씩 줄었고, 생산성은 30% 높아졌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 시장은 수요 감소로 2013년 12.9% 성장에서 2017년 3.7% 성장에 그쳤다. 반면 2016년 100억달러 규모였던 세계 스마트건설 기술 시장은 연 12%씩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 발주국에서 BIM을 의무화하고, 선진국에서 첨단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아서다. 이에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는 스마트건설 시장에 대해 “정보기술(IT)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며 “2025년까지 스마트건설로 건설 생산성을 50%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5G와 AR·VR(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을 결합해 터널·교량·스마트 조선소까지 스마트건설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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