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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미술의 세계

조수가 대신 그린 작품…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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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학 스캔들|진중권 지음|천년의상상|404쪽|1만8900원

2016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조영남 그림 대작' 사건을 지켜보며 부글부글 끓던 저자가 책을 냈다. 그해 12월 검찰은 "저작권은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이 아닌 실행한 사람에게 있다"며 조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그렇다면 조수를 쓰는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같은 현대미술의 거장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는 걸까? 미학자인 저자는 이 사건을 현대미술에 대해 몰이해가 빚어낸 소극(笑劇)이라고 본다.

예술 영역에서 저자성(authorship)에 대한 관념은 수백 년에 걸쳐 변해왔지만, 한국 미술계는 아직 19세기 머물러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르네상스·바로크 시대엔 조수가 있는 게 당연시됐고,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작가가 손수 그리는 친작 관행이 자리 잡았다. 20세기 현대 예술은 오히려 저자성을 파괴하려 애썼다. "현대 예술이 '혼'을 몰아내기 시작한 지 100여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작품 위로 혼을 내리는 초혼 굿이 벌어진다." 신랄한 비판이 조목조목 이어진다.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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