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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국민연금 개편과 미래

총선 앞두고 국민연금 개혁 또 ‘헛발질’ 37년 뒤 고갈인데…내년 하반기에나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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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이 무산됐다. 총선을 앞둔 정부·여당이 표심과 직결되는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국민연금 개혁안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국회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는 지난 11월 20~21일, 27~28일 20대 정기국회 마지막 법안심사소위를 열었지만 국민연금 개혁안은 아예 의제에서 배제됐다. 2017년 12월 국민연금제도발전위가 개혁안 논의를 시작한 뒤 2년이 다 돼가는데 정부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국회도 단일안 마련에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다. 애시당초 연금 인상 책임을 피하려 복수의 안을 내놓은 것부터가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매경이코노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바탕으로 정부 개편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으나 단일안은 아니었다. 정부안은 현행 유지(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9%), 현행 유지하되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인상, 소득대체율 45%로 상향·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50%로 상향·보험료율 13%로 인상 등 4가지였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는 논의를 이어받아 지난 8월 개편안을 마련했으나 역시 단일안은 아니었고, 소득대체율 45%로 상향·보험료율 12%로 인상, 현행 유지, 소득대체율 40%로 유지·보험료율 10%로 즉시 상향 등 3가지를 내놨다. 다만, 경사노위는 소득대체율 45%로 상향·보험료율 12%로 인상안이 ‘다수안’이라고만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이 미뤄질수록 그 부담은 후세에게 돌아간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의 제4차 국민연금 장기 재정전망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현 제도를 유지할 경우 적립기금은 2041년 최대 1778조원에 달한 뒤 2042년부터 적자가 발생해 2057년에 적립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2013년 3차 재정계산 당시 2040년 이후 합계출산율은 1.42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4차 재정계산에서는 1.38명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18년 2182만명에서 2019년 2187만명으로 최고점에 이른 후 2088년 1019만명 수준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사람만 늘어난다는 얘기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놓은 분석 결과도 다르지 않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9~2060년 국민연금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올해 681조5000억원에서 2039년 1430조9000억원으로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가 2054년 고갈된다.

예산정책처가 분석한 고갈 시점은 당초 정부 전망인 2057년보다 3년 더 앞당겨졌다. 이런 결과는 예산정책처가 변화된 인구, 거시경제, 기금운용 수익률 등의 변수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개편 논의는 노후소득 보장제도 전반에서 검토해야 하므로, 기초연금 제도 조정, 퇴직연금 역할 재정립과 함께 고민할 사안”이라며 “국민연금의 총지출은 거의 동일한 반면 수입의 감소폭은 점차 증대하고 있어 구조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5호 (2019.11.27~2019.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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