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럼스 사령관, 백 장군 만나 기념사진 '찰칵' / "같이 갑시다!" 외치며 철통같은 한·미 동맹 강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왼쪽)이 마이클 빌스 미 8군사령관(오른쪽)과 함께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100세 생일을 축하하며 찍은 사진. 에이브럼스 사령관 트위터 캡처 |
1920년 태어나 올해 한국식 나이 셈법으로 100세가 된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의 생일을 맞아 주한미군 지휘부가 백 장군과 만나 축하와 감사, 그리고 존경의 뜻을 전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발표 후 ‘유예’로의 방침 변경,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한·미 관계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측이 다시 ‘동맹 관리’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6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및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육군 대장)의 트위터에는 그와 백 장군, 그리고 마이클 빌스 미 8군사령관(육군 중장)이 나란히 찍은 사진이 실려 있다. 게재일은 지난 22일이다. 1920년 11월23일 태어난 백 장군의 100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이를 기념한 것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한국의 국민적 영웅(Korean National hero) 백 장군의 100번째 생일을 맞아 빌스 사령관과 함께 경의를 표한다”며 “(6·25) 전쟁 당시를 회상하시다가도 금세 최신 뉴스로 화제를 돌리실 정도로 정신이 아주 또렷하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구호인 ‘같이 갑시다’를 한국어 발음의 영문 표기(‘Katchi Kapsida’)와 영어(‘We go together’)로 나란히 적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1월에는 백 장군의 생일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성대한 축하 파티를 열었을 정도로 백 장군에 대한 존경심이 남다르다. 그가 6·25 전쟁 당시 한국군 장성 중에서 가장 잘 싸워 미군 등 유엔군 지휘부조차 경탄했던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의 미 8군사령부 건물에는 그의 이름을 딴 ‘백선엽 홀’이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특히 백 장군에 대한 존경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3년 체결된 한·미 동맹을 기념해 지난해 11월 열린 한·미 동맹 65주년 특별 기획전 당시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직접 백 장군을 찾아가 거수경례를 했다.
백 장군이 “당신(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아버지를 잘 안다”고 하자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감사한 일”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그의 부친은 6·25 전쟁 참전용사인 크레이튼 에이브럼스 전 육군참모총장이다.
올해 100세가 됐지만 백 장군은 ‘나라 분위기도 좋지 않는데’ 하는 심정에서 그냥 가족끼리만 모여 식사하는 등 생일을 조용히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지난 22일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무명용사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요즘 난항을 겪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은 우리나라 안보의 기초”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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