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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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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靑서 한솥밥 먹던 '어공·늘공'… 서로 칼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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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선거개입 의혹]

親文 조국·백원우·천경득과 검찰 출신인 박형철·이인걸… 검찰수사에서 전혀 다른 진술

청와대 '하명 수사'와 유재수 전 부산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수사 과정에서 검찰 및 부처 출신으로 청와대에 파견 나온 '늘공'(직업 공무원)과 대선 캠프 등 정치권 출신 '어공'(정무직) 직원들 간에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검찰 출신인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이인걸 전 특감반장, 전·현직 특감반원 등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면서 친문 핵심 어공들과 대립하고 있다.

조선일보

(왼쪽부터)조국 前법무장관, 백원우 前민정비서관, 천경득 靑총무실 행정관, 박형철 靑반부패비서관, 이인걸 前특감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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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검찰 수사의 전환점이 된 것은 박형철 비서관 진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관은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 "조국 전 장관이 백원우 전 비서관의 의견을 들은 뒤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박형철, 백원우 등 '3인 회의'에서 감찰 중단을 결정했다는 조국 전 장관 진술과 상반된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 첩보를 백 전 비서관에게 '별도 문건' 형태로 전달받았다고 진술한 것도 박 비서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편으로 온 일반 첩보를 단순 전달했다는 백원우 전 비서관 주장과 충돌한다. 하명 수사 의혹의 핵심 진술이 박 비서관과 그 주변 인물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백 전 비서관 산하 별동대에 대해 "친인척 관리팀"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정수석실 소속 늘공 출신들은 "별도로 움직인 특감반이 맞는다"며 상반된 얘기를 하고 있다.

박 비서관은 자신 밑에 있던 특감반원들에게 "있는 그대로 진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박 전 비서관의 부하였던 이인걸 전 특감반장도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에 관여한 정황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비서관과 이 전 반장은 모두 검찰 출신 변호사다. 청와대 월권 의혹을 진술하는 특감반원 일부도 검찰 출신이라고 한다. 이들이 조국, 백원우, 천경득 등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궁지에 모는 진술을 하는 것이다.

한때 조국 전 민정수석 산하에서 한솥밥을 먹던 '늘공'과 '어공'들이 검찰 수사 이후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여권(與圈)에서는 "검찰 출신들이 조직적 저항을 하는 것 같다"는 의심도 하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정권 말 누수 현상(레임덕) 때나 보던 일들이 벌써 일어나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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