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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은행, 가계대출 감속페달 밟지만…서울 집값 상승세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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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월간 가계대출 증가액 4조 돌파

‘4조원대’ 올 7월 이후에만 4차례

증가 목표치 5%, 이미 9월에 넘어

1~11월 주담대 작년 동기보다 더 늘어

“전세 매매 수요, 주담대 등에 영향”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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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꿈틀댄 영향으로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해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 대출봉쇄를 뼈대로 한 지난해 9·13 대책이 올해 내내 이어졌지만, 7~8월 이후 다시 달아오른 서울 지역 주택시장 움직임이 대출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규제 이슈에 민감한 은행권이 연말에 감속페달 밟기에 들어갔지만 최근 상승 추세인 주택시장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3일 5대 은행의 대출실적 자료를 보면, 5대 은행은 11월 중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4조2342억원 불어나 10월 증가액(4조9141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4조원대를 넘어서는 탄탄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월간 가계대출 증가액이 4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4차례로 모두 7월 이후 하반기에 몰려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연간 증가율이 5%를 넘어서지 않는 선으로 관리 목표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5대 은행의 증가율은 1~9월 중에 이미 5%를 넘어서기 시작해, 1~10월 6%, 1~11월 6.7%로 목표치를 꽤 앞질러 가는 상황이다.

여기엔 가계대출 잔액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속도가 빠른 점이 크게 작용했다. 주택시장 과열로 9·13 대책이 나왔던 2018년 1~11월엔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3조3천억원 정도 늘어나며 증가율이 6.2%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1~11월엔 30조9천억원 정도가 불어나며 증가율도 7.6%에 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10월 중 은행권 전체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지난해와 올해 증가분을 비교하면 올해의 증가분이 지난해보다 7조원 정도 많다”며 “분양 관련 집단대출의 경우 작년보다 올해 증가분이 1조원 더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매매시장 관련 개별주택담보대출이 올해 더 많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은행과 달리 제2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올해 상대적으로 둔화해서, 금융권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지난해보다는 완화된 편”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올해 은행권만 주택담보대출이 약진한 현상은 하반기 이후 본격화한 서울 중심의 주택시장 상승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월별 실적을 보면, 집단대출을 제외한 개별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의 하반기 증가세가 도드라졌다. 주택 매매 시장과 관련이 깊은 이 수치는 1~6월엔 전달 대비 월간 증가율이 계속 1조원대에 머물렀던 반면, 7월부터 2조원대로 뛰어올라 10~11월엔 3조원대를 넘어섰다.

최근 주요 은행들은 개별 사정에 맞춰 감속페달 밟기에 나섰다. 1~11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국민은행은 3.4%에 그친 반면, 엔에이치(NH)농협과 신한은 각각 9.4%와 8.4%로 은행별 격차는 상당한 편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1~11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12.8%로 나홀로 두자릿수에 이르자, 가산금리 인상 등으로 고삐를 죄며 두달 연속 잔액을 수천억원씩 줄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2월까지는 은행들이 개별 사정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와 예대율 규제 등을 맞추느라 대출 속도조절을 하겠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좌우하는 서울 지역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변수”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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