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7 (월)

“늦기 전에 내 아이들 정체성 찾아줘야” 45년 만에 핏줄 찾기 나선 입양 한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헬렌 린드베르그씨 방한

서울경제


“나와 내 아이들을 위해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을 때 빨리 나타나 우리 상처를 치유해주길 바랍니다.”

스웨덴 입양 한인 헬렌 린드베르그(49·한국명 정은영·사진)씨가 45년 만에 고국을 찾아 뿌리 찾기에 나섰다.

최근 입국한 린드베르그씨는 4일 친부모를 찾아달라는 편지와 함께 입양 당시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쪽지 등을 4일 아동권리보장원에 보냈다. 그가 보낸 편지에는 ‘1974년 2월5일 오후1시50분 서울시 중구 초동 대한사회복지회 사무실 계단 앞에 노란 스웨터와 핑크 바지를 입은 상태로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함께 보낸 쪽지 앞면에는 ‘태평양화학’ 문구류였음을 알려주는 표시가 있었고 뒷면에는 ‘정은영’이라는 한글이름과 1970년 4월20일(음력 3월15일) 오후10시’라는 생년월일이 적혀 있었다.

그는 쪽지를 넣은 사람이 친부모이거나 친척일 것이라고 확신하며 “4년간 키우다가 가정형편이 어려워 좋은 나라에 가서 잘 살라고 해외입양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정씨가 뒤늦게 핏줄 찾기에 나선 것은 친부모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아니면 살아 있어도 연로한 나이가 됐을 것이고 따라서 더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입양기관을 방문해 자료를 열람하고 경찰서에 DNA도 제출하는 등 한 달 동안 뿌리 찾기에 나섰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친가족을 찾으려는 이유를 아이들에게 정체성을 찾아주고 싶어서라고 했다. 1974년 6월21일 스웨덴에 입양된 그는 웁살라대 정치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딸(26)과 아들(18)을 두고 있다. 그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아이였을 때 또는 서울에서 머문 4년 동안 나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