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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구글 창업자들, 21년 만에 경영에서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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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브린, 모기업 알파벳 퇴진…구글 ‘피차이 체제’로



경향신문

래리 페이지 | 세르게이 브린




글로벌 인터넷 기업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46)와 세르게이 브린(46)이 동시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창업 21년 만이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인 페이지와 알파벳 사장인 브린이 지난 3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CEO 자리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47)가 이어받는다. 알파벳 사장직은 폐지됐다.

두 사람은 입장문에서 “오랫동안 회사의 일상적 경영에 깊이 관여해온 것은 엄청난 특권이었다”면서 “이제는 부모 역할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두 사람이 보유한 알파벳 지분이 이사회 의결권의 절반을 넘기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미 스탠퍼드대 동문인 페이지와 브린은 1998년 집 차고에서 검색엔진 업체 구글을 설립했다. 구글은 시가총액 약 9000억달러(약 1073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했다. 구글의 자유분방한 기업문화는 실리콘밸리 IT 업계의 표본으로 자리 잡았고, 페이지와 브린은 곧 구글의 상징이었다.

두 사람의 퇴장은 피차이 구글 CEO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인도 이민자 출신으로 2004년부터 구글에서 일한 피차이는 단숨에 실리콘밸리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피차이가 이끌 알파벳 산하에는 구글과 자율주행차 기술회사인 웨이모, 의료 소프트웨어 회사인 베일리가 있다. 2015년 구글은 회사가 거대해지자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세웠다.

구글은 최근 안팎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경쟁자 아마존에 온라인 광고 시장을 빼앗기고, 미국·유럽에선 반독점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임원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대처, 사내 비판자들에 대한 해고 등으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피차이는 이날 사내 e메일을 통해 “알파벳 경영진의 변화가 우리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에게 더 도움이 되는 구글을 만들기 위해 하는 일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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