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나토 정상회의 참석
“과거 5억달러 인상 합의”
사실과 다른 엉뚱한 주장
미국 내 “동맹 균열” 목소리
워싱턴서 한·미 4차 협상
양국 입장차 못 좁혀
“과거 5억달러 인상 합의”
사실과 다른 엉뚱한 주장
미국 내 “동맹 균열” 목소리
워싱턴서 한·미 4차 협상
양국 입장차 못 좁혀
한국과 미국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를 열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회의가 열렸지만,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한국 측 입장과 ‘동맹국들이 부유해진 만큼 공동의 안보를 위해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는 미국 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압박했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이끄는 한국 대표단과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이날 비공개로 이틀째 회의를 가졌다. 양측은 분담금 항목과 증액 규모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5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런던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우리는 한국 보호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고, 그들이 상당히 더 많이 내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반도에 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게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토론이 가능하다. 나는 양쪽으로 주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미국 행정부가 가능성을 부인했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재차 언급하면서 ‘협상장 밖’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5억달러도 되지 않았는데 자신이 6∼7개월 전, 혹은 그보다 더 전에 5억달러를 더 내라고 요구해 10억달러를 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한국의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 규모는 787억원(약 6500만달러)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3만2000명이라고 했는데, 주한미군 규모는 2만8500명이다. 사실과 다른 엉뚱한 주장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태도는 안팎에서 부정당했다. 정은보 대사는 첫날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장에서 거론됐느냐’는 질문을 받고 “안 나왔다”고 했다. 또 “주한미군 문제도 (협상장에서) 전혀 언급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비판도 커지고 있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과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한국에 대한 대대적인 방위비 인상 압박을 우려하는 서한을 지난달 22일 발송했다고 3일 밝혔다. 공개된 서한에서 두 위원장은 “미국이 한국에 대대적인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와 동맹국들 사이에 불필요한 균열을 내는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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