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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9 (수)

한·중·일·몽골인, 와파린에 더 예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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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 최다 지역 아시아인 유전체 데이터 공개

국내 과학자들이 포함된 국제 컨소시엄이 아시아를 포함한 64개국, 219개 민족의 유전체 정보를 밝혀내 공개했다. 아시아인 유전체(유전자 전체) 데이터로는 최다 지역이다. 컨소시엄은 아시아인에게 발생하는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고 맞춤 진단과 치료를 실현하는 데 이 데이터가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과학기업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참여한 비영리 국제 컨소시엄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는 아시아인 유전체 분석 결과를 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 4일자에 발표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인도 유전체 분석기업 메드지놈, 다국적제약사 로슈의 자회사 제넨테크 등 여러 나라의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논문에서 컨소시엄은 인도 598명, 말레이시아 156명, 한국 152명, 파키스탄 113명, 몽골 100명, 중국 70명, 파푸아뉴기니 70명, 인도네시아 68명, 필리핀 52명, 일본 35명, 러시아 32명 등 총 1,739명에 대한 전체 유전체 정보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에 사는 약 142개 종족에게는 이전 연구들에서 밝혀진 것보다 더 다양한 유전적 특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예를 들어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 몽골인 등 북아시아 조상을 가진 사람들은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처방되는 항응고제 ‘와파린’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컨소시엄에 따르면 아시아인은 세계 인구 77억명 중 58%에 해당하는 45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시아인에 대한 유전체 연구가 크게 부족해 아시아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밀의학에는 한계가 있었다. 컨소시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북방계 몽골 부족부터 남방계 인도네시아 작은 섬의 고립 부족에 이르기까지 각 종족별로 25명 내외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해 특성을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컨소시엄의 공동 연구책임자인 서정선 분당서울대병원 석좌교수는 “아시아인 유전체 정보가 많을수록 어떤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지, 어떤 약물에 더 잘 반응하는지 분석해낼 수 있다”며 “앞으로 아시아인 10만명 유전체 빅데이터를 만들어 아시아인 맞춤 정밀의학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이번 연구로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인종별 특성을 반영한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뒤 세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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