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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알테오젠, ‘비독점적’ 기술수출로 바이오벤처 새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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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글로벌 제약사와 1조6190억원 계약
판권 양도 없이 고유기술·효소 권한 유지
향후 여러 업체들과 추가 수출 계약 기대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벤처 알테오젠이 13억7300만달러(1조6190억원) 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그 성공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한 10대 글로벌 제약사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효소 ‘ALT-B4’에 대한 비독점적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알테오젠은 ALT-B4 공급을 책임지며, 글로벌 제약사는 ALT-B4를 여러 바이오의약품에 혼합해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계약금은 1300만달러(153억원)이고, 향후 임상시험 진행과 각 국가별 허가·출시 등에 따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최대 13억6000만달러를 수령하게 된다.

그간 제약·바이오업계에서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은 여러 차례 있어왔지만, 이번 기술수출은 기존 성과와 다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 차이의 핵심은 ‘비독점적’에 있다.

일반적으로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은 ‘판권이전’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하게 되면 임상과 상용화 등 모든 권한은 계약자에게 이양된다. 때문에 기술수출 후에는 계약상 마일리지와 수수료 등 수익 확보만 가능할 뿐, 해당물질에 대한 권리는 없다.

이에 반해 이번 비독점적 기술수출은 판권을 양도하는 것이 아니다. 계약 상대는 자사 바이오의약품에 효소를 쓸 수 있는 권한만 얻는다. 알테오젠은 공시에서 이번 기술수출과 관련해 “글로벌 제약사가 정맥주사 제품에 알테오젠 기술을 적용해 피하주사형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 라이센싱 계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여전히 자체 고유기술과 효소에 대한 권한은 알테오젠에 있다. 알테오젠은 향후에도 다른 제약사와 수차례 기술수출 계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피하주사 제형은 자가투여가 가능해 병원을 방문해야만 하는 정맥주사 제형보다 치료편의성이 높다는 이점이 있다. 셀트리온이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한 ‘램시마SC’를 다시 내놓은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한 업체가 알테오젠이 개발한 기술과 효소를 도입해 자사 제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했다면, 이와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업체와 제품도 알테오젠과의 협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첫 제형변경 플랫폼 ‘PH20’을 개발한 할로자임(Halozyme)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10개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그 규모는 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알테오젠도 여러 글로벌 업체와 기술수출 등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ALT-B4는 알테오젠이 자체 고유 단백질공학 기술인 ‘하이브로자임(Hybrozyme)’을 통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제형 변경 효소다. 알테오젠에 따르면, ALT-B4는 PH20보다 열에 강하고 체내 면역반응이 적어 성능 면에서 뛰어나다. 이번 기술수출은 ALT-B4가 갖는 이같은 장점과 경쟁력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았음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계약은 우리 기술의 잠재적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가면역질환과 항암제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향후 추가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는 배경이다.

leej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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