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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K바이오 괴롭히는 공매도②] 공매도 세력,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집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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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올해 국내 대형 바이오업체들의 공매도 새력의 공격에 비교적 선방한 반면, 코스닥 시장 바이오업체들은 여전히 쥐락펴락 대상이 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이주희 기자] 올해 국내 대형 바이오업체들이 공매도 세력의 공격에 비교적 ‘선방’한 반면 코스닥 시장의 군소 바이오업체들은 여전히 쥐락펴락 대상이 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공매도 세력에 있어 ‘안성맞춤 먹잇감’이다. 공매도 세력은 신약 개발, 임상 진행 뒤에 놓인 불확실성에 ‘베팅’하며 해당 종목의 주가를 뒤흔들곤 한다.

대부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R&D(연구개발) 비용을 지속 투자해야 하는 만큼 충분한 자사주 매입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또 확실한 결과를 낼 때까지 예측성 반박이나 섣부른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응에 나서기 힘들다.

◇ 셀트리온, 신라젠에 대한 공매도 여전
대부분 바이오 기업은 주가 부양이나 경영권 보호 등을 위한 자사주 매입 여력이 매우 낮다. 만약 임상에 실패하면 R&D 비용을 고스란히 날리게 돼 리스크가 크다.

지난해 공매도 공세로 크게 몸살을 앓았던 셀트리온은 올해 그보다는 형편이 나아졌지만 공매도 세력의 집요함은 여전하다. 올해 전체 공매도 물량에서 셀트리온 비중이 30%를 넘은 적은 총 7번이다. 비중이 가장 높았던 시점은 6월 21일로 36.29%, 공매도 거래량은 30만5249주였다. 이달 3일 공매도 거래량은 9947만주로 올 2월(8640만주)이후 가장 낮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공매도 때문에 못살겠다. 회사를 팔겠다”라고 할 정도로 수년간 공매도 세력에게 시달렸는데, 공매도 세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 3분기 셀트리온은 매출액 2891억원, 영업이익 10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5.1%, 40.1%를 기록했다. 시장은 내년 셀트리온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각각 43%, 49% 증가한 1조5577억원, 5879억원을 보고 잇다.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에 육박했던 신라젠의 시총은 현재 8000억원대로 내려왔다. 올 8월 간암 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실패로 공매도 세력이 한몫 챙겼다. 올해 신라젠 공매도 잔고는 7~8월 1100만~1050만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611만~751만주)과 비교하면 배가량 늘었다.

◇ 코스닥 기업, 임상 발표로 급등락 반복
코스닥 상위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공매도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데 올해는 코스닥 기업들이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 에이치엘비는 항암신약으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 임상3상 결과가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학회에서 최우수논문으로 선정되자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에이치엘비는 올 9월 27일 임상 발표 후 주가가 급등했고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공매도가 늘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 다음 거래일 하루 동안 공매도를 금지한다.

지난해 88만~330만주였던 에이치엘비 공매도 잔고수량은 올해 1월 2일(297만주)을 제외하고 300만~604만주 사이로 움직였다. 가장 높았던 9월 30일은 임상 발표 후 맞이한 월요일로 잔고수량 604만1070주, 거래량 13만2082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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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의 향후 임상 타임라인. 제공|에이치엘비, 한국투자증권


4일 에이치엘비는 전일대비 8.33% 오른(8700원) 11만3100원 마감했다.

텔콘RF제약은 지난달 자회사 비보존의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임상2b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오프란제린 임상 2b상과 3상 결과는 내년에 발표될 예정으로 2022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비보존에 대한 상장도 서서히 구체화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매도 보고서를 낸 헬릭스미스도 주목을 끌고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월 15일, 헬릭스미스가 임상 진행 중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시료제 ‘엔젠시스’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는데 임상 성공 가능성을 60%에서 22%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매도로,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내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매도 투자자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보고서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또 지난 9월 24일 엔젠시스 첫 임상 3상이 약물 혼용이라는 이유로 결론 도출 실패 소식에 52주 최저가(6만4400원)로 내려갔다. 이후 지금까지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바이오 리포트, 턱없이 부족…적정 평가·판단 어려워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들의 보고서(리포트)가 코스피 상장기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하고 싶은 기업의 정보가 많을수록 유리한데,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는 통로가 매우 좁아 적절한 투자판단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에이치엘비 관련 보고서는 1년 동안 2개 나왔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해서는 올해 약 60개 보고서가 나왔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9월 리보세라닙 임상3상의 긍정적인 소식에 급등했지만 이 기간 보고서는 전무했다. 지난 6, 7월 DS투자증권에서 보고서를 낸 게 가장 최근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치엘비 같이 주가 변동성이 심한 곳은 보고서 쓰기가 쉽지 않아 맡으려고 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다”며 “이런 기업들의 특징은 기업가치랑 다르게 임상 소식 등 분위기에 따라 움직여 번거로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공시를 보고 해당 기업에 전화하는 방법이 있으며 회사마다 다르지만 탐방 등의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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