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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타이거 JK의 힙합읽기]내가 힙합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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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부터 MFBTY(윤미래, 비지, 타이거JK)와 플라이 투 더 스카이(환희, 브라이언) 콘서트를 시작했다. 12월31일 대구에서 막을 내리는 전국투어다.

경향신문

힙합과 R&B의 조합, 신나는 힙합 무대를 클럽에서처럼 즐기다 잔잔한 발라드를 감상할 수 있는 1석2조의 공연. 싸이의 공연처럼 흥에 미쳐볼 수 있고, 성시경의 무대처럼 멜로디와 감미로운 노래들에도 감동받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뮤지컬적인 경험.

이런 것들을 보여주겠다는 목적으로 야심차게 준비했다.

첫 공연 후 접한 후기들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한 힙합 공연이었다” “힙합음악에 관심이 없었는데 과연 MFBTY의 공연을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칠순이 넘은 어머니와 동행했는데 걱정이다” “남편, 친정아버지와 동행했다” “난 요즘 힙합만 듣는 중학생이에요, 엄마 따라서 왔어요”. 이렇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MFBTY의 공연을 처음 경험하셨다. 마치 처음 목격한 UFO처럼 많은 이들의 후기는 걱정과 놀라움 그리고 반가움으로 가득했다.

힙합 공연이지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노래. 윤미래의 ‘삶의 향기’ ‘검은 행복’, <태양의 후예>로 대히트를 친 ‘always’부터 드렁큰 타이거의 ‘몬스터’ ‘난 널 원해’ 등을 직접 눈앞에서 들을 수 있다. 중학생부터 70세 어머니까지 공통적으로 보내주신 칭찬에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꼈고, 이 느낌의 여운은 오랜 시간 머물러 있다.

감히 그들이 느낀 것을 추측해보자면, 내가 힙합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바로 그 신선한 반가움이 아닐까. 12월4일은 미국 힙합계의 첫번째 빌리언에어이자 박재범이 소속된 기획사 Rock nation의 대표, 무엇보다도 가수 비욘세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래퍼 제이 지(Jay z)의 50번째 생일이었다. 영화배우 윌 스미스부터 어린 래퍼들까지 모두 제이 지의 생일을 축하했다. 이렇게 힙합문화는 아티스트들의 생일처럼 성숙해지고 있다. 콘서트 후 새로운 팬들이 보내주신 많은 편지들 중에서 두 개만 공유해보겠다.

“안녕하세요. 오늘 콘서트에 다녀간 28살 여자입니다. 최근 모든 게 지치고 힘들어 매일 밤을 울면서 잠들었습니다. 세상 어느 곳도 날 받아주지 않는 것 같고 주변의 기대는 크고…. 그래서 참 마음이 외로웠는데요. 그 와중에 이모께서 구해주신 표로 오늘 콘서트 오게 됐습니다. 이전에 힙합은 아예 접해본 적 없어서 걱정(?)이 됐는데 오늘 공연이 제게 정말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정말 신나는 공연인데 저는 이상하게도 중간중간 울컥하더라고요! ‘사랑’을 계속 전해주신 것, 그리고 ‘당신을 지치게 하는 것, 미치게 하는 것 다 발라버려!’ 이 부분을 외치실 땐 진짜 너무 위로받는 기분이었습니다 ㅎㅎ 오늘 여기 오신 세 분만 뭔가를 느낀다면 성공이라고 하셨죠? 일단 여기 한 명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서 메시지 보냈습니다 ㅎㅎㅎ 계속계속 그 따뜻한 마음으로 음악 해주세요. 오늘부로 왕팬 되었습니다.”

“어제는 딸내미와 공연을 갔었네. 비지, 윤미래, 타이거와 플라이 투 더 스카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 모였네. 실물이 더 멋있는 타이거 오빠. 윤미래의 실력은 죽지 않았어. 여전히 에너지가 넘쳐흐르네.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버렸네. 나이를 잊은 채 음악에 취해버렸네. 공연이 끝나고도 소리 질렀어. 너무나 아쉬워서 소리 질렀어. 앙코르 앙코르 앙코르. 정신을 차려보니 완전히 끝나버렸어. 마음은 20대, 외모는 30대(이건 내 생각이야), 원 내 나이는 60.”

이 두 편지 안에 내가 힙합을 하는 이유가 있다. 12월14일 토요일 천안 남서울대 성암문화체육관에서 힙합의 이유를 목격하고 젊음과 성숙함을 찾고 행복을 느껴보자.

타이거 JK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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