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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기고]백금 대체할 ‘나노카본’…수소경제 이끌 핵심물질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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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근 지속 가능 발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태양전지와 수소 연료전지이다.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흡수해 전류를 만든다. 태양광은 에너지원이 무한하고 해당 장치만 있으면 사람이 없어도 발전이 가능하다. 또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방출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화력발전보다 전기를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아프리카 등 태양빛이 강하거나 전기와 관련한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태양전지는 빛을 흡수하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분류되는데, 반도체에 사용되는 실리콘을 이용한 ‘무기 태양전지’와 고분자 같은 유기물로 이루어진 ‘유기 태양전지’로 나뉜다. 가격은 우주 산업용 초고효율 태양전지부터 저가형 유기 태양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태양전지는 말 그대로 태양 광선의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다. 방법은 이렇다. 물질을 이루는 원소들 사이의 결합보다 더 높은 에너지를 물질에 쪼이면 물질의 표면에서 전자들이 튀어나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전도전자가 생기고 이것이 음전하를 운반한다.

이렇게 전자가 튀어나온 자리를 정공이라 부르고 여기는 양전하를 띤다.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받아 전자와 정공이 형성되는 위치에서 이들이 다시 결합되거나 전자를 잃지 않은 채 태양전지 밖으로 나와 전류를 만드는 장치다. 이 과정에서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전자를 추출하기 위해 반도체의 원리를 이용한다. 전자는 n형 반도체로, 정공은 p형 반도체로 모일 수 있도록 특성이 다른 물질을 잘 접합시키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수소 연료전지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는 전기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것을 역이용해 수소와 산소에서 전기 에너지를 얻는 방식을 활용한다. 연료전지는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전기와 같은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수소와 산소의 반응에 의해 전기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발전 효율이 매우 높다. 동시에 환경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태양전지나 수소 연료전지 모두 ‘전극촉매’라는 것이 필요하다. 전극촉매는 전지 내부의 화학적 반응을 극대화하는 역할로 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물질이다. 다양한 촉매가 쓰이는데, 그중에서도 전기화학적 성능이 우수한 백금이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백금은 가격이 비싸다. 이는 곧 전지의 가격 경쟁력 저하와도 연결된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나노카본’이다. 백금과 같은 고가의 귀금속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노카본의 대표적인 예로는 ‘탄소나노튜브’(탄소 6개로 이루어진 육각형들이 서로 연결되어 관 모양을 이루는 원통 형태의 신소재)가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전기 전도율이 매우 높고, 강도는 철강보다 100배 높아 소형화된 미래형 제품을 만들기 위한 핵심 소재로 손꼽힌다. 문제는 기존 물질과 탄소나노튜브의 상호 결합성 기술이다. 이 기술이 완전하지 않으면 탄소나노튜브는 기존 재료와 잘 섞이지 않고 자기들끼리 엉겨 붙어 복합체의 특성 향상을 도모하기 어렵다.

최근 친환경 발전이 이슈가 되고 정부 차원에서 혁신성장의 새 동력으로 수소경제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전지들의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이 바로 나노카본 기술인 것이다. 이제 나노카본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한중탁 |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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