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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중국 총영사 항의로…” 전남대 ‘홍콩 간담회 불허’에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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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 활동가 초청 행사 대관 취소…옛 전남도청으로 변경

광주인권회의 등 시민단체·학생모임 “광주의 정신 뒤엎어”

10일 세계인권의날 맞아 서울 도심 곳곳서도 연대시위 열려

경향신문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과 청년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항쟁 지지한다’ ‘시진핑의 진압지시 규탄한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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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의 재한 홍콩 시민 활동가 초청 간담회 대관 취소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인권회의 등 시민단체들은 전남대 측과 주광주 중국총영사관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전남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도 개최한다. 시민단체들은 간담회 장소를 옛 전남도청으로 바꿔 진행한다.

광주인권회의 등 주최 측은 8일 “전남대는 주광주 중국총영사관이 정병석 전남대 총장에게 항의했다는 발언을 해명하고 대관 취소를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광주인권회의에 따르면 전남대 측은 지난 5일 주최 측에 ‘억압에 맞선 시민들’ 간담회 대관을 취소한다고 알렸다. 광주인권회의는 “인문대 철학과 ㄱ학과장이 ‘(주광주) 중국총영사가 와서 (총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자기들도 책임 못 지고 통제가 안된다고 했다. 대학 본부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승인을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ㄱ학과장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인문대 학장으로부터 우려스럽다는 연락은 받았으나 (중국총영사관의 압력에 대한)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전남대 대변인은 압력 발언 여부는 밝히지 않는 채 “간담회 대관을 취소한 건 물리적 충돌에 의한 불미스러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성명을 내고 “정 총장이 중국 정부의 외압에 굴복해 1980년 5월의 광주와 전남대 정신을 뒤엎었다”며 “중국이 외압을 가해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들의 외침까지 막으려는 시도는 내정간섭”이라고 했다. 이들은 쑨시엔위 주광주 중국총영사의 사과와 정 총장의 대관 취소 시정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간담회 개최 장소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1층으로 변경해 10일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전남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벽보인 ‘레넌 벽’과 현수막이 잇달아 훼손되는 등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 간 갈등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홍콩 시민들에 대한 지지를 기리려고 훼손된 레넌 벽과 현수막을 전남대 박물관에 기증했다.

‘세계 인권의날’(10일)을 맞아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도 연대 시위가 개최됐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대학생 10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홍콩 정부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고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명동 일대를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시위 참가 홍콩인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검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 모임도 이날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집회에서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안 수용 등을 촉구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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