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를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지난 8월18일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진 뒤 거리를 가득 메운 채 행진하고 있다. 홍콩|강윤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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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 사태가 만 6개월을 맞은 가운데 홍콩 시위대 일부가 대만으로 피신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지난 6월 시위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홍콩 당국에 의한 체포나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우려한 시위대 가운데 200명 이상이 대만으로 피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홍콩 경찰이 봉쇄했던 홍콩이공대 시위 현장에서 탈출한 최소 10명의 학생도 비행기 편으로 최근 대만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피신을 돕는 비밀 조직이 있으며 이 조직에는 변호사와 목사, 기부자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기부자들과 지원단체들이 시위대의 대만행 항공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대만에 거주하는 목사 등이 여권을 빼앗긴 시위대의 대만 밀항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어선은 1명당 1만달러(약 1188만원)를 받고 홍콩에서 대만으로의 밀항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피신하는 이유는 재판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거나 구금 과정에서 학대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시위대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체포됐다는 소식를 듣고 일부는 치료를 위해 대만행을 선택한다.
홍콩 시위대의 대만행을 돕고 있는 대만 타이베이의 한 목사는 그동안 중국의 반체제인사 피신을 도와왔지만 이번 홍콩 시위대의 피신과 같은 큰 규모는 보지 못했다면서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 이후 수백명을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피신시킨 비밀 네트워크 ‘오퍼레이션 옐로버드(Operation Yellowbird)’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당시 영국령이었던 홍콩은 중국 반체제 인사들의 피신처가 됐지만,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후에는 홍콩 시위대가 대만으로 피신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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