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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英 총선 앞두고 '가짜뉴스' 홍수...허위정보가 신문기사 둔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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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 시각) 영국 총선을 앞두고 가짜 뉴스가 넘쳐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여야 할 것 없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상에 진위 확인이 어려운 정보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찬반(贊反) 투표 성격의 이번 총선을 두고 ‘허위정보가 정상화한 선거’, ‘오보가 민주화한 선거’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조선일보

조 스윈슨(사진) 자유민주당 대표가 다람쥐 사냥을 즐긴다는 가짜 뉴스 관련 영상 화면.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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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지난달 집권 보수당은 제1야당인 노동당에서 브렉시트 정책을 담당하는 의원이 관련 질문을 받고 답변을 머뭇거리는 것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영상을 퍼뜨렸다가 결국 사과했다. 보수당이 사용 중인 트위터 계정 중 하나를 중립적인 ‘팩트체크’ 단체인양 속이려 했다가 트위터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 당수 제러미 코빈은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면 국민건강보험(NHS)이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 측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려는 공작 과정에서 생성한 문건에 근거한 주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달에는 영국 런던 브리지에서 발생한 한 무슬림의 흉기난동 사건을 두고 ‘보수당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공작이었다’는 가짜뉴스가 노동당 지지자들의 페이스북에 떠돌기도 했다. 또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가 다람쥐 사냥을 즐긴다는 허위정보가 데일리미러의 뉴스인 것처럼 조작돼 온라인에 유포된 적도 있다.

영국 총선에서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의 리사-마리아 뉘데트는 가짜뉴스 유포에 공당(公黨)까지 개입하는 이번 선거를 두고 "이기기 위해선 뭐든지 다 하겠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선거전을 벌여도 대부분 합법적이라는 것"이라고 그는 언급했다.

영국 비영리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의 선임연구원인 제이컵 데이비는 "이는 왜곡된 정보의 민주화"라며 "누구나 선거에서 이런 전략을 꺼내들 수 있는 형국을 보게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적대국가의 한 주체가 거대하고 조직적인 공작을 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제는 더 많은 이들이 연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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