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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발레도 김연아 같은 스타 나와야 대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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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올해로 발레STP협동조합 이사장 임기를 끝낸 김인희 씨(왼쪽)가 김길용 신임 이사장 옆에서 지난 소회와 향후 운영에 관한 기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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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이사장으로 있었지만 1~2년같이 느껴집니다. 단장들끼리 매달 모여 발레 대중화를 위해 고민들을 의논했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죠."

김인희 발레STP협동조합 이사장(56)은 지난 9일 이·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2013년 취임한 김 이사장은 올해로 임기를 마친 뒤 발레STP 이사 중 한 명으로 활동한다. 신임 이사장은 김길용 와이즈발레단 단장이 맡는다.

발레STP는 발레계 발전과 발레 대중화를 위해 민간발레단 5곳(유니버설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이원국발레단·서발레단·와이즈발레단)이 모여 결성한 단체다. 2012년 각 단장들의 정기 모임으로 시작해 2013년 협동조합 형태로 조직을 정비하고 당시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을 초대 이사장에 앉혔다. 2015년에는 부산 김옥련발레단이 합류해 현재 총 6개 단체가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 이사장은 발레STP를 이끌며 다양한 발레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발레 시장 확대에 주력해왔다. 2015년 시작해 올해로 5회째 이어오고 있는 수원발레축제는 그가 자랑하는 발레STP 성과 중 하나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발레STP가 주관하는 이 축제는 1만여 명이 참여하는 수원시 대표 축제가 됐다. 발레 공연을 비롯해 발레체험교실, 발레 관련 전시 등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 축제 덕분에 수원과 안양 등지에 발레학원이 많이 생겼다"며 "강남에 발레학원이 100여 개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이어 "발레 전공자들은 예전보다 줄었다고 볼 수 있지만 자세 교정, 건강 등을 위해 발레를 배우는 일반인이 많아졌다"며 "발레 시장을 키웠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발레단체가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지난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많다. 내가 그동안 시속 80㎞로 달려왔다면 김길용 단장은 120㎞로 달려주기를 기대한다"면서 신임 이사장에게 막중한 역할을 부탁했다.

정부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원금 없이도 작품을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생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도 "발레학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벤트성 신생 발레단과 소속 무용수들에게 고정 급여를 주고 4대 보험을 보장하는 전문발레단을 가리지 않고 균등하게 지원하는 데 대해 여러 번 건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민간발레단을 위한 정기적인 지원 체계가 변변치 않아 지원 규모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이사장이 이끄는 발레STP는 매주 정기연습 횟수, 고정급여를 받는 무용수 인원 등 일정 기준을 두고 조합원을 받고 있다. 국공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제외하고는 무용수들에게 월급과 4대 보험조차 챙겨주는 곳이 드물 만큼 열악한 게 발레계 현실이지만 장기적 미래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최소한의 지속 가능성은 담보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그는 "발레 발전을 위해 '발레계의 김연아' 같은 사례가 나와야 한다"며 서울발레시어터 등 소속 민간발레단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연아 선수가 인기를 끈 뒤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지원이 늘어났듯이 발레계에서도 눈에 띄는 성공 사례가 생겨나야 발레 인구도 늘어나고 기업 후원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레STP에 따르면 지금까지 민간 발레단에는 삼성전자, 필립모리스코리아, 포르쉐 등의 비정기적 후원이 기업 후원의 전부였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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