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4 (월)

“충성이 총성으로”…‘남산의 부장들’ 1979년 그날을 겨누다(종합)[MK★현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신사동)=김노을 기자

1979년 그날의 사건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른다. 배우 이병헌부터 곽도원 그리고 이희준까지, 연기신들이 모여 만든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다.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우민호 감독과 배우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이 참석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남산의 부장들’이 원작이다.

이병헌은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곽도원은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이희준은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을 연기한다. 대한민국 대통령 박통 역은 이성민이 맡았다.

매일경제

영화 ‘남산의 부장들’ 배우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 사진=옥영화 기자


우 감독은 배우 캐스팅과 관련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큰 비화는 없다. 운이 좋게도 이 작품을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들이었다. 한 영화에서 작업할 수 있는 큰 영광을 안게 됐다”고 밝혔다.

동명의 원작을 영화화한 데 대해서는 “20여 년 전 제대한 후 우연히 소설을 접하고 흥미롭게 읽었다”며 “제가 몰랐던 근현대사의 18년이라는 시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더라. 언젠가 꼭 한번 영화화 하고 싶었는데 운이 좋게 기회가 주어졌다. 원작의 내용은 더욱 방대하기 때문에 중앙정보부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그 시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우 감독에게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과 촬영은 더 없이 행복한 촬영이었다. 우선 이병헌에 대해 “‘내부자들’보다 더 치열하게 작업한 것 같다. 전작 속 인물과 다르게 절제하고 감내하는 캐릭터라서 쉽지 않았을 텐데 너무나 훌륭히 소화해줬다”고, 곽도원에 대해서는 “폭발력 있는 연기의 팬이었다. 필리핀에서 작품을 찍고 계셔서 필리핀으로 직접 가서 캐스팅했다. 인물을 자기화하는 게 굉장히 유연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또한 이희준에 대해 “이전 작품들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매일경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 사진=옥영화 기자


‘남산의 부장들’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이 뜨거웠다는 이병헌은 이 영화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지만 장르적으로도 아주 세련된 느와르”라고 정의했다. 이번 영화에서 첫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서는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배우들이다. ‘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긴장감도 맴돌고 묘한 흥분이 있었다. 연기를 잘하는 분들과 함께 하면 그런 흥분이 좀 있다”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곽도원과 연기 호흡을 떠올리며 “탁구를 치는 기분이었다. 변수를 알 수 없었다. 곽도원을 보며 ‘자기를 그 감정에 던진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고 칭찬했다.

곽도원은 지난해 3월 미투 논란에 휩싸인 후 2년 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떨리는 얼굴로 무대에 선 그는 “이런 자리가 오랜만이다”라고 조심스레 운을 뗀 뒤 자신이 연기한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병헌과 호흡에 대해서는 “이병헌 선배는 그 시대에 있는 진짜 인물처럼 느껴졌다. 정제되고 깔끔한 연기를 지향했던 제가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시나리오를 몸으로 표현하는 게 우리의 직업이다. 시나리오 안에 연기의 답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 수험생이 시험을 보러가면 마지막까지 요약집을 보듯이 시나리오도 마찬가지다. 낯선 환경이나 세트를 접하면 그 낯선 순간을 익숙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시나리오인 것 같다”고 작품에 임한 자세를 밝혔다.

매일경제

영화 ‘남산의 부장들’ 배우 이병헌, 곽도원 사진=옥영화 기자


이번 영화를 위해 몸무게 25kg을 증량한 이희준은 “자신의 신념을 너무나 믿고 있는 인물이기에 그런 사람들을 찾아보며 역할을 준비했다. 실제 인물이 덩치가 좀 있어서 살을 찌웠다. 감독님에게 살을 찌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더니 감독님이 ‘살을 찌우면 좋지만 연기로 해도 된다’고 말했다. 결국 찌우라는 소리였다. 식단은 자는 것 외에 계속 먹으며 증량했다”고 털어놨다.

실화와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삼는 데서 오는 고충도 있었을 터. 이병헌은 “왜곡을 조심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광기에 대해서는 깊이 보여주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배우들도 되도록 더 많은 자료와 증언을 찾아봐야 했다”고, 곽도원 역시 “까다롭게 접근해야 했다. 특히 제가 연기했던 인물에 대한 자료는 부족해서 좀 어렵긴 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감정의 표현,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사람이 쫓기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국과 미국 워싱턴, 프랑스 파리를 오가는 화려한 로케이션도 ‘남산의 부장들’을 즐길 수 있는 묘미다. 우 감독은 “실제로 역사적인 사건들이 일어난 곳들 아닌가. 한국영화에서는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한편 ‘남산의 부장들’은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sunset@mkculture.com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