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지난 5월부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회사들은 원칙적으로는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고, 정부 승인을 받아 예외적으로 제품을 팔 수 있었다. 이 제재는 제3국 기업도 제품에 미국 기술이 25% 이상 적용되면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었다.
TSMC의 대만 본사에 보이는 로고. /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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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각) 대만 자유시보는 미국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자국 기술이 10% 이상 포함된 제품을 화웨이에 팔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현행 25%에서 10%로 제재 강도가 높아질 경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 이후 산하 반도체 업체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반도체를 대거 채용하면서 자급 노선을 걷고 있다. 하지만 하이실리콘이 반도체를 설계만하는 팹리스 업체이기 때문에 생산에 관해서는 TSMC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신 7㎚(나노미터) 이하 공정 제품의 경우 자사의 독자 기술 비중이 커 미국 기술 의존도가 9%가량이지만, 14나노 이상급 공정에서 미국 기술 의존도가 15%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14나노는 화웨이가 통신네트워크 칩을 대거 생산하는 주력 공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화웨이로서는 TSMC에 위탁하는 반도체 생산 물량을 7나노 또는 5나노로 공정을 전환시켜 생산하도록 하거나 중국 파운드리 기업인 SMIC 14나노 공정으로 생산해야 할 것이라고 매체는 전망했다.
복수의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SMIC가 14나노 공정 생산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TSMC의 공정 전환 역시 시간·돈이 들어가는 문제여서 쉽지 않은 만큼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던 ‘괘씸죄’로 정치적 압박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봤다.
TSMC는 미·중 무역전쟁이 가속화하고, 미국이 화웨이를 ‘콕’ 집어 제재하던 때도 "우리는 고객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 미국 판매금지 조치 때문에 화웨이 제품 생산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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