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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이슈 총선 이모저모

사상 첫 현역 4명 각축장에 내리 ‘네 번 2등’도 출사표 [21대 총선 격전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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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에 민심 요동치는 부·울·경/ 김무성 불출마 ‘부산정치 1번지’ 중·영도/ 한국당 전략공천 준비속 이언주 출마설도/ 조경태 텃밭 사하을선 ‘노사모’ 이상호 거론/ ‘504표차 승부’ 여영국·강기윤 재대결 눈길/ 캐스팅보트 역할 수도권·충청권/ 보수색 인천의 강남 연수을 민경욱 텃밭/ 정의당 이정미·민주당 정일영 3자 구도/ 충남 논산·계룡·금산선 이인제 부활 노려/ 대전 대덕 민주당 성윤모 전략 공천 유력/ 여당 텃밭 호남, 야권 춘추전국시대/ 전북 군산서 재선 김관영에 김의겸 도전장/ 유성엽 3선지역구 정읍·고창, 윤준병 출사표/ 전주고·서울대 동기이자 행시 출신 맞대결/ 제3지대 통합신당 출현 땐 정세 변할 듯

세계일보

473명. 제21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이었던 지난 17일 후보 등록을 마친 인원 수다. 선거 열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등록 개시일 기록은 제20대 513명, 제19대 526명보다 줄어들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개정안 합의가 진통을 겪으면서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종 경쟁률은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문재인정부 후반기 명운이 달렸고, 차기 대선과도 직결돼 모든 곳이 ‘빅 매치’”라고 촌평했다. 실제로 20대 총선 경쟁률은 3.73대 1로 예비후보자 등록 개시일 기록에서 뒤졌던 19대 총선(3.67대 1)보다 높았다.

각 정당은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차기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해찬 대표와 당으로 복귀할 이낙연 국무총리의 ‘투톱 체제’를 가동해 민심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사태’를 일으킨 문재인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고리로 지난 총선·지방선거 참패를 만회하려고 벼르고 있다. 개인의 정치인생 명암부터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향배까지 가를 21대 총선의 주요 격전지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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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요동치는 ‘부·울·경’ 차기 대권 가늠자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모두 18석이 걸린 ‘정치적 불모지’ 부산에서 5석을 가져왔다. 이 여세를 몰아 이듬해 대선에선 부산 출신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했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부산 시민들은 40%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가장 많은 표를 던져 문 대통령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9년 지방선거 때에는 민선 이후 최초로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을 배출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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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부산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론’에 더해 최근 최대 이슈로 불거진 청와대발 각종 의혹 공방에서 부산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엮이는 양상에서다. 장기 집권을 노리는 민주당 입장에선 이곳에서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반면 야권은 민주당 독주 체제를 막기 위해 압승을 다짐한다.

부산에서는 중심가인 연제구가 격전지로 꼽힌다. 20대 총선에서 30대 청년 후보로 대이변을 일으켰던 김해영 의원은 그 사이 당 최고위원까지 오르며 몸집을 한껏 키웠다는 평가다. 당시 맞붙었던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현 한국당 당협위원장은 아니지만 21대 총선에서 김 의원과 리턴 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김무성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정치 1번지’ 중·영도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한국당은 지역 인지도 및 조직력을 잃은 만큼 해당 지역에 전략공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광명을이 지역구였던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고향인 영도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져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 4선 조경태 의원이 지키는 사하을에는 민주당 후보군으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신 이상호 지역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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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시 성산구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연합전선을 구축, 정의당 여영국 의원이 한국당 강기윤 전 의원을 504표 차이로 눌렀다. 이들의 재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이 출마 후보군에 분류됐다.

한편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은 한국당이 총선 물갈이의 주요 대상 지역인 만큼 어느 정도 새 인물을 내세워 총선에 나설지가 관전 포인트다.

◆‘캐스팅보트’ 수도·충청권, ‘춘추전국시대’ 호남

수도·충청권은 총선결과를 판가름해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동시에 여야 외연확장 가능성을 넓혀주는 전략적 요충지다. ‘인천의 강남’ 연수을은 20대 총선부터 연수구에서 분할되기 전까지 새누리당 황우여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할 만큼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짙은 곳이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윤종기 후보와 국민의당 한광원 후보의 단일화 실패에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어부지리’로 당선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당 대표까지 맡으며 이름값을 높인 정의당 이정미 의원 역시 일찌감치 이곳을 지역구로 관리하며 출마를 준비해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민주당 정일영 후보까지 3자 구도를 이루고 있어 지역 내에서 범여권 단일화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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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는 이 지역에서만(16대 총선 당시에는 충남 논산·금산) 새천년민주당·자유선진당 소속, 무소속 후보 등으로 4선을 한 이인제 전 의원이 20대 총선 패배 설욕을 벼르고 있다. 당시 새누리당 이인제 후보는 이 지역 ‘재수’에 나선 민주당 김종민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 끝에 1000여표차 뒤진 1%포인트 득표율 차이로 패했다. 대전 대덕에서는 한국당 정책위의장 출신 정용기 의원에 맞설 민주당 후보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전략공천이 유력시되고 있다.

여당의 ‘텃밭’ 호남은 야권 정당들의 분열로 ‘춘추전국시대’다. 20대 총선에서 호남 의석을 싹쓸이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해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은 도로 분열했고 민주평화당에선 대안신당이 떨어져 나왔다. 또 한 번의 정계개편으로 호남지역에서 제3지대 신당이 출현하면 ‘민주당 대 신당’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 광주 서구을에는 ‘삼성 최초 고졸 여성임원’ 민주당 양향자 전 최고위원이 설욕전에 나선다. 다만 선거구 획정 때 서구갑과 합쳐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때는 민주당 송갑석 의원과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간 현역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이 재선을 거둔 전북 군산에는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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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 각축전, 고교·대학 동기 맞대결… 주목받는 화제의 지역구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의 지역구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는 사상 최초 ‘현역 의원 4명’이 출마해 혈전을 벌일 예정이다. 심 원내대표를 제외한 민주당 이재정·바른미래당 임재훈·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 비례대표 3인은 일찌감치 이곳에서 21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심 원내대표가 내리 5선을 한 지역(16대 총선 당시에는 안양 동안)이지만 지난 17∼20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 등 소속으로 나서 ‘내리 4번 2위’로 낙선하면서 불과 1700여표 차이까지 표차를 좁혀온 이정국 전 지역위원장은 지난달 “오뚜기처럼 4전 5기의 결실을 맺고자 한다”며 ‘5수’ 도전 의사를 밝혔다. 대구 동구을에서는 새로운보수당 후보로 나설 유승민 의원에 맞서 한국당 현 당협위원장인 김규환 의원과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안신당 유성엽 의원이 국민의당, 무소속 후보로 나서 내리 3선(18·19대 총선 당시에는 전북 정읍)을 한 전북 정읍·고창에는 유 의원과 전주고·서울대 동기이자 같은 행정고시 출신인 민주당 윤준병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두 사람의 한 판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는 가운데 ‘동향, 고등학교·대학교 동기, 행정고시 출신’ 친구 사이 간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 주목받을 예정이다.

곽은산·안병수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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