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트럼프 "이란 공격시 신속·완전·막대한 응징"...이란, 핵합의 탈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전투 장비 챙기는 미군 제82공수사단 장병들 파병을 앞둔 미군 제82공수사단 소속 장병들이 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기지에서 장비를 챙기고 있다.


미국이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인 쿠드스군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으로 정밀 타격해 사살한 사건 이후 양국의 군사 충돌 위기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트위터에 "이란이 어떠한 미국인이나 목표물을 공격하면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위협할 경우 유사한 수준의 대응이 아니라 훨씬 더 강력한 수준의 공격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란은 트럼프의 협박에 핵개발 선언으로 응수했다. 이날 이란 정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며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이란은 2018년 5월 미국의 일방적 핵합의 파기 이후 단계적으로 핵합의 이행 수준을 감축해왔다. 그러나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사건에 따라 한꺼번에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폐기 직전 수준까지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매일경제

미군 철수 결의 이라크 의회 [로이터 = 연합뉴스]


이란 정부는 또 이날 솔레이마니의 시신이 이라크에서 돌아오자 즉각 반미(反美) 정서를 고조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아흐바즈 국제공항과 테헤란-사베 고속도로, 메헤란 국경교차점, 이란 파르스주 주도 시라즈에 짓고 있는 최첨단 대교 등의 시설 명칭이 솔레이마니의 이름을 따서 변경될 것이라고 이란 국영방송은 전했다.

솔레이마니 사건이 발생했던 이라크에서도 군사 충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존 내 미국대사관은 4일에 이어 이날도 폭격을 당했다. 로켓포 3발이 떨어졌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포격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의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미군 철수 결의안을 압도적인 지지를 업고 가결했다. 이라크 정부가 의회의 결의를 근거로 5200명에 달하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해도 미국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라크는 미국을 상대로 세운 대립각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이라크는 정부 무능·부패 등을 규탄하는 대대적인 반(反)정부 시위로 400여명이 숨지고 압둘 마흐디 총리의 사임안이 가결되는 등 극심한 혼란에 휩싸였다. 정부로서는 솔레이마니 사건으로 민심을 다스릴 수 있는 호재가 발생한 것이다. 마흐디 총리는 4일 바그다드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비브의 아프리카 케냐 주둔 미군기지 '캠프 심바' 공격으로 미국인 3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AP는 "알샤바브는 이슬람 수니파 단체로 시아파인 이란이나 이란 대리 세력과 연관성이 없다"고 전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보복 성격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알샤바브와 같은 무장 테러 조직이 이슬람권의 반미 분위기에 편승해 미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영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