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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美 국방 “이란 문화유산 공격 목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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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법대로”… 트럼프 주장 반박 / 행정부내 “비도덕적·자멸하는 격” / 솔레이마니 제거, 미국인 43% 지지

세계일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이란의 문화유산도 공격할 수 있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문화유적지를 목표로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수습에 나섰다. 이란 군부 실세를 제거한 데 대한 미국 현지 여론은 지지 의견이 약간 더 우세한 채 양분됐다.

이날 에스퍼 장관은 CNN방송에 “우리는 무력 충돌의 법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트위터에 “52개의 공격 목표를 정해 놨으며,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면 이란의 문화유산이 포함된 이들 목표를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문화유산 파괴가 이슬람국가(IS), 탈레반 등이나 저지르는 전쟁 범죄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해 왔고, 이에 에스퍼 장관 등이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NN은 두 명의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란의 문화유산 공격에 대한 내부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며 역사적으로도 이 같은 행위는 “비도덕적일 뿐 아니라 자멸하는 격”이라고 전했다.

세계일보

미군 폭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고향인 이란 남동부 케르만에서 7일(현지시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란인들이 운집한 가운데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테헤란 AP=연합뉴스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참수작전에 대한 미국 현지 여론은 찬반 양론으로 갈라졌다. 미 온라인매체 허프포스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3%가 솔레이마니 제거 결정을 지지했고, 이들 중 30%는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38%는 트럼프 대통령 결정에 ‘반대한다’, 19%는 ‘모른다’고 각각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3∼5일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3.4%포인트다.

이번 드론 공습작전을 ‘암살’로 볼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CNN은 1981년 이래 미 연방법률에 따라 암살이 불법으로 규정됐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이 해당 표현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레이마니가 정말 ‘임박한 위협’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이란 측은 솔레이마니의 사망에 대해 정치적 동기에 의한 살해인 ‘암살’(assassination) 표현을 쓰고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종식됐다’(terminated), 다른 미국 관리들은 ‘표적 살해’(targeted killing) 또는 ‘치명적 조치’(lethal action)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52개 공격목표 관련 발언에 대해 ‘이란항공 655편 격추사건’ 희생자 290명을 언급하며 “우리 역시 290개의 복수할 목표물이 있다”고 반발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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