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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中, 美·이란에 “대화로 풀라”면서도…美 보란듯 아라비아해서 군사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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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8일 이란이 이라크의 미군 주둔 기지 두 곳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한 후 미국과 이란을 향해 대화로 갈등을 풀 것을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미국의 잘못을 강조하며 미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오후 외교부 브리핑에서 "중동 지역 정세 악화는 그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양측이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겅 대변인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란 질문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당사국들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미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자위적 방어 조치라고 하는데 중국은 이에 동의하나’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미군 드론이 3일 이란혁명수비대의 최정예부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이라크에서 폭사시킨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8일 새벽(이라크 시각) 이라크에 있는 미군 주둔 시설 두 곳에 탄도미사일을 쐈다. 이란은 이 공격으로 미군 80여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은 사상자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양측은 기싸움을 벌였다.

조선일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8일 국영 TV를 통해 방송된 담화에서 이라크에 있는 미군 주둔 시설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언급하며 “미국은 죽어라”라고 외쳤다. /이란 정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국영 TV를 통해 방송된 담화에서 "이란이 지난밤 미국의 뺨을 후려갈겼다"며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평화적인 갈등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태를 미국을 견제하는 기회로 삼는 모양새다. 중국은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와 중국 외교부, 관영 매체를 모두 동원해 미국이 중동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6일부터 이란과 가까운 아라비아해 북부에서 파키스탄 해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 측은 이번 군사훈련이 미국을 의식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관영 매체를 통해 "이번 훈련은 중동 지역 정세와 무관하며 제3자를 겨냥한 것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란을 방문한 중국 특사는 이란의 보복 공격 전 이란 농업장관 직무대행을 만나 "지역 정세와 상관 없이 중국은 이란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중동에서 보폭을 넓히며 이란과 군사 충돌까지 벌인 미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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