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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란 ‘사상자 없는 보복공격’에… 트럼프, 확전 자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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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국민 연설 의미 / 대미 보복 아닌 무력시위 판단 / 솔레이마니 폭살 정당성 강조 / “이란은 절대 핵 가질 수 없다” / 핵무기 개발 차단의지 재확인 / 공화 “강력대응” 민주 “전쟁 안돼” / 정치권 양분… 테러 가능성 우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과 관련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왼쪽) 등 참모진과 군 장성들이 배석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확전과 휴전의 갈림길에서 휴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과의 전면전 위기를 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에 22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현지 주둔 미군 살상을 노리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 인명 피해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이란의 확전 자제 메시지에 일단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추가 보복과 핵무기 개발 차단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내 미군 기지가 공격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공습의 정당성을 옹호하면서도 이란과의 긴장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란이 미국의 공관이나 미국인을 공격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이란의 군부 책임자를 암살하는 게 정당한 것인지 미국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솔레이마니의 과거 행적과 미래의 위협 등을 명분 삼아 그의 제거 작전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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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암살 이후 이란 문화 유적 공격 발언 및 철회 등으로 혼선을 빚었다. 특히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이라크에 통보했다가 이를 서둘러 철회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정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 공격을 하면 미국의 최신 무기와 최강의 병력을 동원해 철저히 응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이란이 미군 기지에 탄도 미사일을 퍼붓는 보복을 감행하자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모든 게 잘 됐다”고 만족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자신은 만족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란이 이번에 대미 보복을 한 것이 아니라 무력시위를 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측의 해석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미국과 이란이 사태를 수습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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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번에 이란의 탄도 미사일 요격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폭스뉴스는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패트리엇과 어벤저 요격 미사일 시스템은 중동의 다른 지역에 배치돼 있어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공격했을 때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동에서 이슬람국가(IS) 등 급진 이슬람 세력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 때문에 미국·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미국이 군사적으로 이란에 대응할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고 폭스뉴스가 지적했다. 미국 정치권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무력동원 문제로 양분된 모습을 보였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은 7일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우리 군인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세계가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치권은 미국과 이란 간 감정 대결이 고조되고 있고, 친이란 단체나 세력이 이란 정부와 관계없이 미국인이나 미국 공관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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