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출신 약 70여명 총선 출사표 던져
문재인 키즈, 무더기 출마..당청 관계 흔들리나
더욱이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는 청와대 출신 참모는 최대 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인사들이 총선 하마평에 이름을 오르내리다보니 청와대가 ‘총선사관학교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도 제기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과 볼멘 소리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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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출신 대거 총선行..16일 추가 이탈 있을 듯
청와대는 사실 그간 알게 모르게 총선용 인사를 진행해왔다. 총선에 뜻이 있는 청와대 참모진이나 장차관들에 대해서도 이를 배려하는 인사를 해왔다. 특히 지난 6일 있었던 청와대 조직 개편은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해오던 윤건영 전 실장을 놓아줬다는 데서 의미심장한 인사다.
여기에 공직자가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하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그 기한인 1월16일을 전후로 추가 사퇴자가 나올 수도 있다. 신남방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했던 주형철 경제보좌관이 청와대를 떠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 아울러 고민정 대변인도 여전히 가능성은 남은 상황이다.
앞서 일찌감치 청와대를 떠나 지역구 다지기에 나선 청와대 출신 참모진까지 합치면 약 70여명이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20여 명이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고 행정관급에서도 추가로 30~40명이 표밭 공략에 나서고 있다.
◇장관 지역구 놓고 눈치싸움
총선보다는 장관직 수행에 뜻을 둔 인사들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에 대한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총선 출마 대신에 문재인 정부에 남아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우선 그 활용도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일고 있는 고민정 대변인은 유은혜 장관과 김현미 장관이 모두 빠져 허전한 경기 고양(정병) 지역구 출마 논의가 나오고 있다. 추미애 장관이 이동하며 비게 된 광진을 역시 고 대변인의 출마가 점쳐지는 곳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겨냥해 동작을도 거론된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은 진영 장관의 지역구인 용산에 자리 잡았다. 진 장관이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됐던 곳으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출마까지도 점쳐지고 있어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윤건영 전 실장은 박영선 의원의 지역구인 구로을 출마가 확실시된다.
◇대변인 출신들의 약진
특히 ‘대통령의 입’이라 일컬어지는 국민소통수석실 출신 출마자가 눈에 띈다. 언론과 직접 마주할 일이 많다는 점에서 소통수석이나 대변인은 언론 노출이 잦아 인지도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과 박수현 전 대변인, 김의겸 전 대변인,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모두 총선에 나선다. 고민정 대변인까지 가세하면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대변인이 모두 총선에 출마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윤영찬 전 수석은 경기 성남 중원에 도전장을 냈다. 현역 의원은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신상진 한국당 의원이다. 윤 수석은 문재인 정부 전반기 활동을 마치고 가장 선두급으로 총선 표밭 갈이를 해왔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 정진석 한국당 의원에 패했던 공주·부여·청양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3선 수성에 나선 전북 군산에 출마한다.
◇국정공백 우려..靑 바라보는 민감한 여의도 심리
총선이 비록 정치적으로 큰 이벤트이지만 이를 위해 참모들이 줄지어 청와대를 떠나면서 국정 공백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후임자가 선임의 업무를 제대로 이관받지 못하고 업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주형철 보좌관의 경우 사의를 표했지만 후임자를 결정하지 못해 지난 6일 청와대 인사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에서도 청와대의 지나친 출마자 러쉬를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제1 야당인 한국당은 “청와대가 총선 캠프냐”고 비꼬았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새로운 인물, 정책·공약도 사라지고 오로지 ‘청와대 경력’ ‘문재인의 사람’이 선거판을 독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키즈가 대거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 총선 이후 21대 국회가 아예 ‘대통령 친위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내 공천 과정에서 소위 ‘문심(文心)’을 내세울 경우 당·청의 역학 관계에 파란이 일 수도 있다. 고민정 대변인이 총선을 놓고 “정권 심판이 맞는지, 야당 심판이 맞는지는 판단해 주실 것”이라는 발언을 두고도 논란이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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