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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용돈 주는 펀드, 노후에 효자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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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명수


자녀들이 주는 용돈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월지급식 펀드가 노후생활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월지급식 펀드는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적립식 펀드와는 상반된 개념으로, 목돈을 한꺼번에 넣어놓고 다달이 얼마씩 빼다 쓰는 상품이다. 무엇보다 노후준비 기간이 짧아 노후자금을 만들지 못한 사람들이 고정 수입원으로 활용하기 좋다.

월지급식 펀드는 원본좌수에서 분배금에 해당하는 좌수를 일부 환매해 지급하는 ‘좌수 분할 환매’ 방식으로, 지급 분배금이 펀드 수익률과 별개로 매달 일정하다. 가령 분배금 비율이 월 0.5%인 펀드에 1억원을 가입한다면 월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월지급식 펀드는 어디까지나 투자상품으로 수익률이 들쭉날쭉하다. 만약 펀드 운용 성과가 좋아 분배금 비율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면 투자자는 다달이 분배금을 받고도 만기 때 불어난 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운용 성과가 그에 미치지 않으면 만기 상환금이 원금보다 작을 수 있다. 월지급식 펀드는 수익률이 낮으면 원금을 헐어 분배금을 주기 때문이다.

2018년이 그랬다. 월지급식 펀드는 대개 채권과 주식을 섞은 혼합형이다. 채권 편입 비중이 높아 안전하다고 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채권값이 떨어지면 월지급식 펀드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2018년에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나 인상하면서 국채 값이 급락한 데 영향을 받아 대부분의 월지급식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월지급식 펀드의 운용 성과가 괜찮았다. 신흥국 채권과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48개 월지급식 펀드는 평균 7~8%의 수익률을 올렸다.

결국 안정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할 여력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펀드를 운용해 얻은 수익 중 투자자에게 나누어주지 않고 축적해 놓은 분배준비금이라는 것이 있다. 이 분배준비금을 많이 쌓아둔 펀드일수록 운용성과가 나쁠 때도 원금을 지킬 수 있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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