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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열대 바다 온도 상승하는 이유는… "아열대 온실기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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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년간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가 0.55도 상승할 동안 동태평양을 제외한 열대지역 온도는 0.71도 상승하는 이상 현상의 원리가 규명됐다. 열대 해수면 온도 상승은 엘니뇨 현상 촉진을 비롯 날씨와 강우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기후과학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온실기체의 온도 상승 효과를 알아냈다고 14일 밝혔다.

조선비즈

현재 기후 조건에서의 해들리 순환 모식도. 양옆의 고리는 열대에서 상승하여 아열대에서 하강하는 공기를 나타내고, 적도로 향하는 화살표는 무역풍을 나타낸다(왼쪽). 아열대 지역의 온도가 높아지면 해들리 순환이 약화되고(점선), 열대 지역에서 구름 양이 감소하며, 차가운 해수의 용승이 감소하게 된다(오른쪽). /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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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지역은 ‘해들리(hadley)’ 순환이라는 대규모 대기 순환을 통해 아열대 지역과 영향을 주고 받는다. 먼저 열대 지역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수렴·상승해 남북으로 이동하다가 에너지를 잃고 아열대에 하강하면서 상층부의 차가운 공기를 지표면으로 나른다.

이후 무역풍이 차가운 아열대 공기를 다시 열대 지역으로 수송한다. 이 과정에서 열대 바다 깊은 곳에 있던 차가운 해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용승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중앙 대서양과 태평양 적도 상의 해수면 온도는 적도에서 160 km 떨어진 지점보다 약 2도 까지 낮아진다.

연구진은 열대 온도 상승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열대와 아열대에서 발생한 온실기체가 온도상승에 기여하는 정도를 분리해서 접근했다. 기후모형으로 열대·아열대 지역에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발생했을 경우를 각각 실험했다.

그 결과, 아열대 지역 이산화탄소는 같은 양의 열대 지역 이산화탄소보다 열대 해수면 온도를 40% 더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열대 지역이 온실 기체 증가로 온도가 상승하면 적도-아열대 간 온도차가 감소해 해들리 순환이 약화됨을 관찰했다.

이에 따라 무역풍과 용승 현상이 줄어들어 열대 해수면 온도가 증가했다. 동시에 무역풍이 열대 지역으로 수송하던 수증기량 또한 감소해, 열대 지역 구름 양이 줄어들고 도달하는 일사량이 증가했다. 결국 열대 지역의 온도가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신저자인 말테 스터커 하와이대 조교수(前 IBS 연구위원)는 "기존 모형들은 전지구에 동일한 농도의 이산화탄소를 가정했다"며 "서로 다른 지역들을 구분해 지구온난화가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악셀 팀머만 단장은 "아열대 지역인 중·남부 아시아, 미국 남부 등의 온실기체 감소가 열대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앞으로 온실기체 외에 대기 질이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연구해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히 밝힐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 IF=21.722)’에 실렸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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