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자를 보며 밝게 웃고 있다. 2020.01.14.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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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신임 총리가 협치 내각 구성을 건의하겠다고 했는데 수용 의사가 있는가,
▶협치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과제다. 정세균 총리를 후보자로 지명할 때 고심을 많이 했다. 국회의장을 했기 때문에, 그것이 삼권분립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정치적 공격이 당연히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을 발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분이 국회의장을 했고, 늘 대화하고 타협하고 소통하는 데 역할을 많이 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 사이에서 협치의 정치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컸다. 당연히 다음 총선이 지나고 나면, 야당 인사 가운데서도 내각에 함께 할 수 있고, 할 만한 분이 있다면 함께 하는 그런 노력을 해나가겠다.
내각제에서 하는 연정하고는 다르다. 정당별로 일률적으로 배정한다거나, 특정 정당에게 몇 석을 배정한다거나, 이런 식은 어려우리라고 본다.
그러나 전체 국정 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 부처의 정책 목표 방향에 공감한다면 함께 가 할 수 있다. 이것이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노력들은 이미 제가 임기 전반기에 여러 차례 한 바가 있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야당 인사들에게 입각을 제의한 바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언론에 보도가 안 됐지만 더 비중있는, 통합의 정치나 협치의 상징이 될 만한 그런 분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 모두가 협치나 통합의 정치라는 취지에 대해서는 다 공감했다. 그러나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 그분들이 기존 당적을 그대로 가지고, 기존 정치적 정체성을 가지고, 함께 해도 좋다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 내각에 합류하게 되면 자신이 속한 정치 집단이나 기반 속에서는 배신자처럼 평가받는 그것을 극복하기 어려워했다. 대통령이 그 부분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그것은 곧바로 야당 파괴, 야당 분열공작으로 공격받는 것이 지금 우리 정치 문화의 현실이다. 당연히 다음 총선 이후에 대통령이 그런 방식을 통한 협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다음 총선을 통해서 우리의 정치 문화도 좀 달라져야 한다. 국민도 그렇게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책임 총리에 대한 생각은 늘 변함이 없다. 이낙연 총리에대해서도 책임총리라는 카테고리와 별개로, 외교 조차도 대통령의 외교를 분담해서 할 수 있도록 그런 여러 번의 순방 기회를 드렸다. 순방 때 대통령 전용기를 내드리기도 했다. 매주 국무총리를 만나 함께 국정 논의하는 노력을 해왔다. 그런 노력들 계속될 것이다.
- 개헌 추진의 의사가 있는가.
▶개헌은 우리 정치 구조, 우리 사회를 더 근원적으로 바꿔내려는 것이다. 저나 우리 정부의 어떤 철학 같은 것이 다 담긴 것이었다. 지방선거 때 함께 개헌하는 것이 정말 두 번 다시 없는 그런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무산된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제 그렇게 됐기 때문에 이제 다시 개헌에 대해서 대통령이 추진 동력 가지기는 어렵다. 개헌이 필요하다면 개헌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것은 이제는 국회의 몫이 되었다. 지금 국회에서는 어렵겠지만 다음 국회에서라도 총선 시기 공약 등을 통해 개헌이 지지받는다면 그다음 시기에, 그다음 국회에서 개헌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대통령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인지 여부를 검토해서 그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다.
- 국민이 대통령에게 주는 소명이 뭐라고 보나.
▶우리 정부의 소명은 촛불 정신이었다 생각한다. 지금도 그에 대한 생각에 변함이 없다. 좀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한편으로 더 혁신적이고 더 포용적이고 공정한 경제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남북 간에도 이제는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시대가 부여한, 국민이 부여하는 소명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 여야 협치에 대해 말한다면.
▶여야 협의 부분은 정말 이번 국회를 보면서 우리가 절실하게 느끼는 과제다. 국회가 지금처럼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뭐 민생경제 어렵다고 다 이야기하는데, 민생경제가 어려우면 그 어려움을 이겨내서 함께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말로는 "민생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길 바라는 듯하다.
하여튼 일하지 않는 국회는 안 된다. 국회와 정부가 합쳐서 국민들을 좀더 통합의 방향으로 그렇게 갈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오히려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건 정말 옳지 않다. 총선을 통해 그런 정치문화가 달라지길 기대한다.
손뼉을 치고 싶어도 한 손으로는 칠 수 없다. 기억하실 지 모르겠지만 저는 5월10일 인수위 과정도 없이 약식 취임식을 했다. 그 취임식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야당 당사들을 다 방문한 일이었다.
야당이 끊임없이 변했다. 분당도 하고 합치기도 했다. 대화상대를 확정하기 힘들어도 가능하면 하고자 했고, 분위기 좋으면 만나고, 안 좋으면 안 만나게 되지 않도록 3개월에 한 번씩은 분위기 좋든 나쁘든 무조건 만나자고 여야정 상설국정협의회도 하려 했다. 그런 합의 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잘했나", "책임을 다한것인가"라고 말하면 저도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어쨌든 협치의 의지를 갖고 있다. 국회에서 조금만 손을 잡아주면 국민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 그게 어려운 경제 여러 여건 헤쳐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지금 국회에선 쉽지 않겠지만, 지금 국회도 남은 과제가 많은 만큼 최대한 유종의 미를 보여달라. 다음 국회를 통해서는 국회가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라 마지 않는다.
- 임기가 끝난 후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나.
▶대통령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 대통령 이후에 무슨 전직 대통령 기념 사업이라든지, 현실 정치와 계속 연관을 가진다든지, 등은 일체 하고 싶지 않다. 일단 대통령을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고, 대통령으로 끝나고 나면 잊혀진 사람으로 그렇게 돌아가고 싶다. 솔직히 구체적인 생각을 별로 안 해봤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난 이후 좋지 않은 모습 이런 건 없을 것이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김예나 인턴 yenakim42@mt.co.kr, 이세윤 정치부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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