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완승" 자평 속에 잔뜩 고무된 모습
한국 "피눈물 흘리는 날 도래할 것" 경고
원내 입법대전 마무리, 선거 프레임 전쟁
21대 총선 결과에 패트법안 향방 바뀔 듯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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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됐던 공직선거법과 검찰개혁법안에 대한 모든 입법과정이 마무리됐지만 여진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과 검경수사권조정을 성사시킨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막지 못한 자유한국당은 총선까지 해당 이슈를 끌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은 각각 개혁추진력 유지와 좌파일방독주 제동을 기치로 내걸고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의석 분포도에 따라 패스트트랙법안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 유력시되는 이유다.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위력에서 확인됐듯이 범여권이 과반을 유지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범보수가 과반을 차지할 경우 패스트트랙 추진 결과를 뒤집으려 시도 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민주 “오늘 역사적인 날, 국민 명령 완료”
패스트트랙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한 지 하룻밤이 지난 뒤 맞은 14일 아침 여야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주요 정당의 원내지도부가 공개 목소리를 내는 정례 원내대책회의가 일제히 열리는 화요일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도 실패한 검찰개혁법안 통과에 잔뜩 고무된 모습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은 참으로 역사적인 날이다”며 “‘검찰을 개혁하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신설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완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의 완승”이라고 자평하면서 “급한 법안들은 마무리했으니 이제 법제사법위원회에 있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나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수의 정치에 밀려 속수무책으로 당한 한국당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저들이 지금 변사또처럼 잔치를 벌이며 웃음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그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릴 날이 도래하고 말 것”이라며 “춘향전에 나오는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다)를 기억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다시 한 번 검경수사권조정 법안의 통과를 축하한다”고 했다.
다만 여야 원내지도부가 받아든 손익 계산서 차이와는 별개로 약 9개월 가까이 극도의 정국경색을 야기한 데 대한 책임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은 보수 야당 원내지도부를 배제한 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당들과 선택적으로 연합하면서 협치실종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역시 선진화법(개정 국회법) 도입 이후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쓰면서까지 지켜왔던 물리적 충돌 금지 관행을 깨고 본회의장 국회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동물국회를 재연했다는 평가다.
◇한국 “총선서 반드시 국민 심판 있을 것”
여야의 이런 대치 양상은 오는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까지 그대로 되풀이될 것이 확실시된다. 원내 입법대전이 종료된 만큼 이제는 선거를 앞두고 프레임 전쟁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직접 참석해 “21대 총선은 어떤 결과를 갖느냐에 따라서 나라가 한 발 더 전진하느냐 아니면 후퇴하느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그 선거가 불과 90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민주당과 군소정당들이 끝내 수사권조정법안까지 통과시켰다”며 “문재인 정권의 안위를 위한 수사 장막이 완성됐다”고 날을 세웠다. 황 대표는 “완전한 독재 시대가 시작됐다”며 “독재는 죽어야 한다. 대한민국을 살리자”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법안의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 원내 1당 유지와 범진보 진영의 과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준(準)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사실상 단독 과반은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범보수 과반을 만들어 20대 국회에서 여권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만든 모든 입법 결과를 뒤집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소추와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국회의장 사회권의 위력을 실감한 만큼 의장직을 가져올 수 있는 제1당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해 국민들의 심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총선에도 반드시 큰 영향을 끼친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가 과반을 차지하면 당연히 패스트트랙법안들을 다시 조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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