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3일)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발표한 제92회 아카데미 미술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하준 미술감독과 조원우 세트 디자이너가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기생충' 세트가 주는 수직의 느낌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일 정도로 이 영화의 주제 의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영화가 부자 가족과 가난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만큼, 이야기는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반지하 집과 부자인 박 사장(이선균)네 저택에서 대부분 진행됩니다.
봉 감독은 "시나리오 쓸 때 부잣집에서의 동선을 미리 구상했다"고 할 정도로 미술에 신경을 특히 썼습니다.
봉 감독의 공간적 구상이 영화 속에 실현된 데는 이하준 미술감독 등의 공이 컸습니다.
이 감독은 "부잣집과 반대되는 반지하 집, 비가 오면 물이 아래로 흐르듯 높은 곳의 부자 동네와 낮은 곳의 반지하 동네 등 대비가 가장 중요한 콘셉트였다"며 "그 외에는 탄탄하고 정교한 색감과 공간의 디테일, 리얼리티가 중요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 사장네 집은 봉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 생각했던 평면도를 받아 내부 디자인을 하고 국내 유명 건축가들이 지은 집의 외형을 참고했습니다.
이 집이 가장 중요한 특징인 거실에서 정원이 한눈에 보이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통유리 세 장을 끼워 넣었습니다.
기택네 반지하 집과 그 동네는 재개발되는 동네, 그리고 다세대 주택들을 참고로 해 일산의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에 만들었습니다.
몇 달 동안 미술팀, 소품팀, 제작부 스태프들이 동원돼 옛날 타일, 문짝, 새시, 방충망, 유리창 등의 소품을 직접 발품 팔아 가며 구했습니다.
이처럼 세밀하게 제작된 세트는 작년 칸 영화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심사위원장조차 "어떻게 저렇게 완벽한 집을 골랐느냐"고 물어봤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하준 미술감독은 영화 '하녀'(2010), '도둑들'(2012), '관상'(2012), '해무'(2014), '옥자'(2016), '독전'(2018) 등의 미술감독을 맡았으며 '하녀'와 '해무'로 청룡영화상을 두 차례 수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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