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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제약·바이오 개방형 혁신, 민간이 주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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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가 ‘나’에서 ‘우리’로 바뀌어야 개방형 혁신이 이뤄집니다. 정부가 짜놓은 판에 끼워 맞추기보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제약·바이오 생태계가 조성됐으면 합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15일 서울 방배동의 제약바이오협회 본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협회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의 판을 깔고, 이 위에서 회원사(기업)들이 주체적으로 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선비즈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1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국내외 관계사들의 정보 공유 및 협업을 의미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여러 기업과 기관이 협업해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최근 국내 여러 제약사들이 인공지능(AI) 분석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등과 협업해 초기 연구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수년 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많지 않았다. 원 회장은 "과거엔 막연한 청사진일 뿐이었다면, 올해는 ‘데이터3법 통과 등 정부가 의료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도록 민간 개방을 확대하는 등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며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기업-정부-병원-대학 간의 협력 시스템을 만들어 생태계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는 병원에 쌓인 환자의 의료데이터가 적극 활용되도록 민간 개방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원 회장은 "진짜 생태계 혁신이 일어나려면 산업계에서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가 가장 좋다"며 "정부가 주도해서 틀을 짜기보다 기획단계에서부터 현장에서 뛰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했다"고 했다.

민간 주도의 개방형 혁신을 위해 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업체들의 자발적인 도전을 지원하고자 올해 안에 ‘오픈 이노베이션 클럽(KPBMA OIC)’을 신설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구성된 민간 분야, 전문인력 풀이 넓은 학계 분야, 투자자와의 정보 교류의 장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업계 내부의 오픈이노베이션 문화를 활성화 하겠다는 취지다. 정보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 바이오 벤처나 해외 진출 예정인 기업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최신 기술 정보와 투자 소식을 얻을 수 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해외에 국내 제약사들의 진출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원 회장은 "국내 제약업계가 100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성장이 멈춰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회사 개별로 해외에 진출해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함께 진출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국내 제약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바이오 허브’로 꼽히는 케임브리지 혁신센터(CIC) 입주 지원, MIT 산업연계프로그램 가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밀너 컨소시엄에 가입해 혁신 신약 공동연구 프로그램도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CIC에는 국내 기업 중에선 유한양행, GC녹십자, LG화학, 삼양바이오팜 등 4개 기업이 입주해있다. 이곳에 입주하면 기업-연구소-병원-대학 간 정보 공유가 가능해 논스톱으로 신약 연구를 진행한다. JW중외제약은 영국 밀너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원 회장은 "글로벌 바이오 단지에는 기업, 연구소, 병원, 대학 등 다양한 연구 인프라가 형성돼 있어 자연스럽게 제약바이오 최신 정보가 모이고 있다"며 "국내 기업도 (CIC 입주를 통해) 글로벌 환경에서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직접 자신에게 적합한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협회는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직접 세계 시장에서 뛸 수 있도록 동력을 심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산업 기술수출은 전년(5조3706억원) 대비 58.6% 늘어난 8조5165억원(14건)을 기록했다. 해외 진출 신약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은 23개,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는 16개에 이른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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