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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고령친화음식 이름 벗는다…다양화되는 ‘케어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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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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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국내 식품기업들이 환자식과 노인식을 아우르는 '케어푸드'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은 14.8%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14.2% 보다도 오른 수치다. '2026년 고령인구 비율 20% 이상'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1% 이상은 초고령화 사회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가 된지 불과 17년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인이 되면 씹고 삼키는 저작 과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식품섭취 감소로 이어진다. 실제 구강소화에 필수적인 침의 분비는 30대의 절반으로 줄어들며, 결손 치아가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고령친화식품이다. 그간 고령친화식품은 실버푸드 등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노인 외에도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영유아나 환자 등으로 그 범위가 넓어지면서 케어푸드로 그 정의가 확대되고 있다. 고령친화식품을 비롯해 환자식, 건강기능식품, 특수용도 식품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기존 가정간편식이 편의성을 강조했다면 케어푸드는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식사량 감소와 영양불균형 감소를 위해 먹기 쉽도록 만든 소화용이식품과 물성연화식 등이 대표적이다.

통상적으로 케어푸드는 입에 넣고 씹는 기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한 연화식(軟化食)과 인두,식도 근육이 약해져 음식을 삼키는 게 어려운 사람을 돕는 연하식(嚥下食)으로 나뉜다. 따라서 부드럽거나 아얘 무스 형태로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케어푸드는 기존 실버푸드 또는 노인식이라는 단어에서 드는 거부감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우리나라보다 빨리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도 '개호음식'이라는 명칭을 '스마일케어식'이라고 바꾼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으로 5년 새 54.8% 성장했다. 단순 고령친화식품 외 환자, 영유아 등 케어푸드 전체를 포함한다면 시장 규모는 이보다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등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선진국의 시장 규모가 수 조원에서 수 십 조원대인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시장은 아직 형성기에 머무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이미 국내 식품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진출했다. 또 현재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 기업들도 있다. 최근 신세계푸드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이지밸런스를 출시했다. 이지밸런스는 혀로 가볍게 으깨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경도, 점도, 부착성 등을 조절해 만들어 노인과 환자에 집중했다.

CJ프레시웨이는 2015년 론칭했던 시니어 전문 식자재 브랜드 헬씨누리를 토탈 푸드케어 브랜드로 확장했다. 맞춤형 식자재 공급은 물론 영양식단, 서비스 컨설팅, 사회공헌사업까지 아우르는 토털서비스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그간 헬씨누리는 병원, 복지관 등의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맞춤형 식자재를 공급해왔다.

아워홈도 연화식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워홈은 2017년 자체적으로 개발한 연화기술을 적용한 양념육을 요양원과 병원 등에 공급해왔다.

2017년 연화식 개발에 성공한 현대그린푸드는 이듬해 그리팅 소프트 8종 제품을 선보였다. 고온,고압 포화증기 기술을 적용해 음식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부드러움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케어푸드 사업 전망과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케어푸드는 병원이나 요양원 등 특수한 채널에서 주로 유통되고 있다'면서 '소요가 늘어나게 된다면 편의점이나 마트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 관계자는 '다만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케어푸드는 노인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라고 평가하고 '케어푸드가 과거 노인 등에 한정했던 실버푸드에서 벗어나 식사 전반에 어려움을 겪는 전 연령대로 타깃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쿠키뉴스 조현우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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